(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카타르 월드컵이 준결승을 앞두고면서 각국 대표팀 감독들이 대거 물갈이 될 전망이다.
특히 8강에서 떨어진 팀들의 사령탑 4명은 모두 교체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월드컵이 어느 때보다 '감독들의 무덤'으로 바뀌는 셈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이 지난 10일과 11일(이하 한국시간)에 열려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 모로코, 프랑스가 준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특히 크로아티아와 모로코가 각각 브라질과 포르투갈을 누르며 이변을 일으키는 등 8강전 4경기가 전부 드라마처럼 마무리되면서 패장들은 이미 물러났거나 그만 둘 태세다.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지만 8강에서 크로아티아와 승부차기 끝에 패한 브라질 대표팀의 치치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2016년부터 맡아온 브라질 감독직을 떠날 예정이라고 즉각 사의를 밝혔다.
브라질과 마찬가지로 승부차기에서 아르헨티나에게 진 네덜란드 감독 루이 판할 역시 경기가 끝나자마자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판할은 71세 고령의 나이에다가 전립선암 투병 중이어서 축구계를 완전히 떠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월드컵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잉글랜드 대표팀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과 포르투갈 대표팀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도 거취 고민에 들어갔다.
둘 모두 계약기간은 2년 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까지다.
다만 산투스 감독의 경우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모로코에 진 터라 충격이 적지 않다. 68세라는 비교적 고령도 변수다.
잉글랜드 감독직을 6년간 수행한 사우스게이트 감독 역시 거취 고민에 들어갈 뜻을 밝혔다.
러시아 월드컵 4강, 지난해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20) 준우승, 이번 월드컵 8강 등 3개 메이저대회에서 '축구종가' 자존심을 지켜냈으나 거액을 들고 그를 원하는 프리미어리그 구단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영국 축구계 분석이다.
이들 외에도 이번 월드컵에 지휘봉을 잡았던 적지 않은 감독들이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물러나고 있고, 또 물러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2위 벨기에를 데리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스페인 출신 로베르트 마르티네스 감독은 16강에 오르지 못하자 즉시 사임했다. 16강에서 모로코와 탈락한 스페인 감독 루이스 엔리케도 대표팀과 결별했다.
스페인은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23세 이하 대표팀을 은메달로 이끈 루이스 데라푸엔테 감독을 즉각 선임했다.
멕시코 대표팀을 지휘했던 아르헨티나 출신 헤라르도 마르티노 감독은 연봉이 40억원에 육박함에도 8연속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한 '16강 단골팀' 멕시코가 40년 만에 조별리그에서 떨어지자 경질됐다.
반면 만족스런 성과를 낸 뒤 아름답게 작별하는 이도 있다.
한국 축구를 12년 만에 16강에 올려놓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대표적이다.
국내 팬들이 16강 진출을 이끈 파울로 벤투 감독과 재계약을 체결하길 원했지만, 그는 이미 지난 9월 대한축구협회와 협상 종료하기로 마음을 굳히고 이를 통보한 적이 있다. 이번 월드컵 기간 중 한국 떠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거꾸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음에도 한 번 더 기회를 부여받은 감독도 있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한 독일은 한스-디터 플릭 감독에게 유로 2024 때까지 지휘봉을 맡길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진=AP, AFP, 로이터/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