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한국 축구계가 카타르 월드컵 16강행에도 불구하고 개인 트레이너 자격으로 월드컵 기간 축구대표팀 선수들을 관리했던 안덕수 트레이너의 SNS 글로 뒤숭숭하다.
축구계에선 대표팀이 트레이너 관련 잡음으로 연이어 시끄럽다는 점을 들어 대한축구협회(KFA)에 좀 더 적극적인 대책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거의 4년 전인 지난 2019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참가 과정에서도 트레이너 관련 난맥상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아시안컵 개최 한 달 전인 2018년 12월 31일까지가 계약기간이었던 전담 트레이너 2명이 개최국 아랍에미리트연합(UAE)까지 동행했다가 끝내 재계약하지 못해 대회 개막 직전 귀국한 것이다.
KFA가 개막 전까지 계약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고 안일한 자세로 일관하다가 두 트레이너가 보장된 미래를 위해 이탈한 황당한 사건이었다.
결국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아시안컵을 대표팀 은퇴 무대로 삼았던 기성용은 햄스트링을 다쳐 대회 도중 낙마했고, 이재성은 발가락 부상으로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1차전만 소화한 뒤 잔여 일정을 벤치에서 끝마쳤다. 개막 직전엔 나상호가 무릎 부상을 당해 이승우로 바뀌기도 했다.
김판곤 당시 KFA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한국이 아시안컵 8강 탈락한 뒤 "대회를 준비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리스크를 제거했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에서 행정상 미흡함이 있었다"고 인정한 후 사과했다.
대회 직후엔 대한물리치료사협회가 KFA에 공인 물리치료사 의무 채용을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는 당시 "국가가 인정하는 전문성을 가진 물리치료사(P․T) 면허증 소지자가 (축구)국가대표팀 의무팀에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국내 모든 스포츠 발전에 큰 문제”라며 "국가공인 자격증 보유 스포츠 물리치료사를 국가대표 의무팀 제반 분야에 의무적으로 채용할 것을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등에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게 도화선이 돼 지난 2021년 2월 국민체육진흥법 시행규칙 제30조의6 2항이 신설됐고, 이에 따라 KFA는 물리치료사 자격을 취득한 자만 트레이너로 채용할 수 있게 변경됐다.
잠잠했던 트레이너 잡음은 한국 축구의 가장 큰 이벤트인 월드컵에 다시 등장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안 트레이너는 물리치료사 자격증이 없어 대표팀 전담 의무팀 채용 지원 자격도 없는 이였으나 선수들 요청에 의해 카타르에 동행한 경우다.
울산 현대에서 오랜 기간 몸 담으면서 선수들과 신뢰를 쌓았고, 영국에서 손흥민을 전담하는 등 실력은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KFA가 채용한 트레이너가 아니다보니 대회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대표팀이 '무자격자'에게 선수들 몸 관리 맡겼다는 비판에 직면할 위험은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안 트레이너와 KFA가 고용한 트레이너 사이에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축구계에선 어느 한 쪽이 잘못했다기보다는 입장 차이 혹은 소통 부재로 인한 오해가 쌓여 터진 것으로 여겨지는 만큼 KFA가 어떤 후속 대처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선수 관리에 있어서 트레이너의 중요성과 역할을 확실히 인지, KFA의 대표팀 전담 트레이너와 유명 선수 개인 트레이너간 불협화음이 없도록 확실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