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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의 삼바돌풍, 여전히 강세

기사입력 2005.03.19 00:33 / 기사수정 2005.03.19 00:33

이상규 기자
K리그의 르네상스기였던 1998년과 1999년에는, 동유럽 신 용병들에 대한 비중 및 맹활약이 돋보였다. 당시에는 샤샤, 비탈리, 데니스(이상 전 수원), 마니치(당시 부산/현 인천) 등이 K리그를 빛냈다. 1990년대 중반에는 라데(전 포항)가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각광 받았다.

그런데 2000년대가 시작하면서 부터 브라질 출신 용병들에 대한 분포가 차츰 늘어나더니, K리그에서 맹활약 펼치는 브라질 출신 용병들이 서서히 증가했다. 심지어 브라질 국가대표와 올림픽대표 경력이 있는 선수까지 영입할 정도로, 경력이 화려한 용병까지 K리그에 발을 내밀었다. 이는 브라질의 경제난으로 브라질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몸값이 싸지게 되었고, 브라질 리그에서 돈을 제때받지 못하는 경우가 잦아 한국행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특히 공격수 쪽에서 브라질의 삼바열풍이 거셌다. 산드로(현 수원)는 2001년 정규리그 득점왕과 K리그 BEST 11 FW 부문에 선정 되었다. 에드밀손(전 전북)은 2002년 정규리그 득점왕과 2003년 정규리그 도움왕, FA컵 MVP를 거머쥐었다. 2003년에는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의 마그노(전 전북)와 도도(전 울산)가 정규리그에서 나란히 27골을 기록하여 득점 상위권에 올랐다.

▲ 서울 공격수 노나또
ⓒ2005 FC서울
지난해에는 나드손(현 수원)이 용병 최초로 K리그 MVP를 수상했고, 모따(전 전남)은 정규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그 밖에 카르로스(현 울산)와 노나또(당시 대구/현 서울) 등과 같은 공격수들의 맹활약이 두드러졌다.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로서 안드레(전 안양)와 보띠(현 전북) 등이 맹활약 펼쳤고, 수비수에서는 산토스(현 포항)가 K리그내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올해도 그 이전과 다름없이 K리그의 삼바열풍이 여전히 강세를 띠고 있다. 컵대회 초반이 거의 지나가고 있지만, 벌써부터 브라질 출신 용병들의 맹활약이 돋보인다. 심지어 3월 16일 컵대회 4라운드 4경기에서 터진 5골은, 모두 브라질 출신 용병들(이따마르, 카르로스, 알리송, 레안드롱, 훼이종)이 기록했다.

컵대회 개막전인 3월 6일 서울vs전남전에서는 삼바돌풍이 올해도 후끈 달아 오를 것임을 예고했다. 지난해 정규리그 득점 2위(13골)를 기록한 서울 공격수 노나또가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화려한 개인기를 즐기는 공격수는 아니지만 천부적인 골 감각과 안정적인 위치선정, 지난해보다 활발해진 움직임을 앞세워 3골을 터뜨렸다. 지난해에는 훼이종과 함께 대구의 투톱을 맡아 폭발적인 득점력을 앞세워 팀 공격력을 이끌었다. 현재 3골로 컵대회 득점 1위를 기록 중이다.

대구는 올해초 노나또와 훼이종을 각각 서울과 성남으로 임대했지만, 또 한명의 브라질 출신 공격수의 맹활약으로 노나또와 훼이종의 공백을 잘 메꾸고 있다. 그 주인공인 일본계 브라질 출신 공격수 산드로는 6일 부천전에서 K리그 데뷔골을 넣은 뒤, '박주영 데뷔전'으로 높은 주목을 끈 9일 서울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하여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드리블을 통한 돌파가 매서운데다 발까지 빨라, 타팀 수비수들의 허를 찌르는 공격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포항은 일명 '브라질 커넥션'으로 컵대회에서 2위(2승1무)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용병이 모두 브라질 출신(산토스, 따바레즈, 다 실바, 이따마르)인데다 감독은 브라질 청소년 대표팀 출신 사령탑(파리아스 감독)을 맡은 경력이 있는 브라질인이다. 공격수 다 실바와 이따마르는 현재 2골을 기록중이고, 산토스와 따바레즈는 지난해 K리그 BEST 11에 각각 DF 부문과 MF 부문에 선정 되었다. 파리아스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삼바축구'는 선수들에게 잘 녹아 내리면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다.

▲ 수원 공격수 나드손
ⓒ2005 수원삼성 블루윙즈
지난해 K리그 MVP를 차지한 '원샷원킬' 나드손은 지난 13일 부천과의 컵대회 홈 개막전에서 2골을 터뜨렸다. 1일 수퍼컵 부산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팀의 우승(1:0)을 이끌었다. 지난 2월 13일 A3 챔피언스컵 선전전을 시작으로 부천전까지 6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나드손의 소속팀 수원은 2000년대 초에 삼바열풍을 이끈 제프 유나이티드 이치하라 치바의 산드로를 또 다시 영입했다. 산드로는 2004년까지 일본 J리그에서 2년간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맹활약 펼쳤다.

그 밖에 부천의 이리네와 울산의 카르로스는 컵대회에서 현재 2골을 기록중이다. 대전은 하찡요, 알리송, 레안드롱 같은 공격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부산은 오른쪽 윙과 공격수를 도맡는 뽀뽀가 맹활약 펼치고 있다. 성남으로 임대된 훼이종은 팀의 주전으로 자리잡았고, 얼마전에는 2004년까지 5시즌 동안 서울(안양LG시절 포함)에서 맹활약 펼친 공격형 미드필더 히카르도를 영입했다. 다른 팀들의 브라질 출신 용병들도 K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바열풍의 강세와 맞물려, 최근에는 유럽 출신 용병의 맹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브라질 출신 선수들의 맹활약에 가려져 있지만, 경기력은 이에 뒤지지 않다. 루마니아 출신의 전남 공격수 네아가는 팀의 주전 공격수로서 위협적인 움직임을 발휘하여, 지난해 전남의 투톱으로 활약한 모따와 이따마르의 공백을 메꾸고 있다.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출신의 '바람의 아들' 마니치는 33세의 노장으로서 인천 공격력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에는 크로아티아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각각 수원과 인천의 주전 선수로 자리잡았다. 수비수 마토는 K리그의 디펜딩 챔피언 수원 3백 라인의 왼쪽 자리를 튼튼히 지키고 있으며, 왼발잡이로서 날카롭고 강력한 볼 배급을 전방을 향해 이어주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가 모두 가능한 아기치는 인천의 주축 선수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인천의 대표적인 단점인 중원에서의 공격력과 미드필드 장악능력에 힘을 불어 넣어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포르투갈 출신의 히칼도는 서울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팀 공격력을 이끌고 있다.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는 히칼도는 날카롭고 정확한 패싱력과 날카로운 킥력, 탄탄한 바디 밸런스가 좋은 선수다. 전남은 얼마전에 루마니아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마리안 알리우타를 영입했다. 이렇게 유럽출신 용병들은 K리그 삼바돌풍의 강세 속에서, 또 다른 돌풍을 일으킬 채비를 하고 있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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