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가수 겸 배우 김현중이 파란만장한 과거사를 솔직히 털어놓는 한편, 가장으로서 더욱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28일 방송된 MBN ‘뜨겁게 안녕’ 4회에서는 ‘아시아 프린스’로 시대를 풍미했던 김현중이 ‘안녕하우스’를 찾아와 ‘안녕지기’ 3인방 유진, 은지원, 황제성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펼쳐졌다. 이날 그는 자신의 인생사가 담긴 자작곡으로 이뤄진 미니 콘서트와 직접 만든 요리로 힐링 가득한 하루를 보냈으며, 지난날 자신의 발목을 붙잡았던 휴대폰 압수물과 ‘뜨겁게 안녕’을 고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다짐해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안녕하우스’에 모인 안녕지기 유진, 은지원, 황제성은 게스트가 미리 보낸 ‘하이바이 박스’를 받은 뒤, 이번 게스트를 함께 유추했다. 박스 안에는 ‘휴대폰 압수물’이 들어 있었으며, “제가 만든 요리를 같이 먹고 싶어요”, “공연을 하고 싶어요”라는 위시리스트가 담겨 있었다. 이에 안녕지기 3인방은 “(휴대폰 압수물과) 온도 차가 너무 다르다”, “가수네”라며 추리에 열을 올렸다.
잠시 후, 김현중이 ‘안녕하우스’에 모습을 드러냈고, 은지원은 “7년 만에 본다”며 김현중을 격하게 끌어안았다. 유진과 황제성은 요리 도중 사고로 올리고당에 절여진 팬케이크를 수줍게 건네, “이빨이 녹을 것 같다”는 김현중의 찐 반응을 자아냈다.
이후 김현중은 ‘하이바이 박스’에 들어있었던 휴대폰 압수물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이런저런 사건이 있지 않았냐”며 무려 5년에 걸친 전 여친과의 법적 공방을 고백한 뒤, “영화에서만 보던 일인데, 이 휴대전화가 현실적인 증거로 나를 보호해줬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 후부터 사람을 못 믿게 되어 인간관계가 좁아지더라”며, ‘과거’와 이별하기 위해 안녕하우스를 찾아왔음을 밝혔다.
더불어 “공연을 하고 싶다”는 위시리스트에 대해서는 “중학교 시절부터 기타를 쳤는데, 아이돌로 데뷔하면서 꿈과 정반대의 길을 가게 됐다”며 “더 늦기 전에 내가 원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현재 밴드로 활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분노로 가득 찼던 시기에 만든 곡인 ‘물구나무’와, 아내의 출산 후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쓴 곡인 ‘담벼락’을 라이브로 열창해,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진심을 담은 공연을 마친 뒤, 김현중은 또 다른 위시리스트인 ‘요리’를 하겠다고 나섰다. 여기서 그는 수육에 한약재 대신 ‘쌍화탕’을 넣는 기지를 발휘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능숙한 요리 실력과 함께 김현중 표 보쌈과 양념에 귤을 갈아 넣은 비빔국수가 완성됐고, 멤버들은 “진짜 맛있다”를 연발했다. 뒤이어 멤버들은 ‘목욕탕에서 불이 났을 때 얼굴 가리기 vs 중요 부위 가리기’ 등 ‘극악 난이도’의 밸런스 게임으로 친목을 다진 후, 다시 마당에 둘러앉았다.
이 자리에서 김현중은 “사건이 벌어지고 난 후 밖에 나간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았는데, 때마침 입영통지서가 날아와 어쩔 수 없이 입대를 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곧 “나에게 다양한 단순노동 미션을 주며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은 ‘은인’ 행보관을 만나 자연스럽게 (정신적 문제를) 극복했다”며, 군대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음을 밝혔다.
“(무죄 판결을 통해) 억울한 부분을 풀었고, 지금은 괜찮아졌다”는 김현중은 “내가 궁지에 몰리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나를 갈고 닦지 않았을 것”이라고 초연한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자꾸 후회와 자책을 하게 되면 지금의 웃는 나도 없지 않을까”라며 성숙해진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자신에게 버팀목이 되어준 ‘가족’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당시 부모님도 많이 속상해하셔서, ‘이것만 이겨내면 효도하겠다’고 약속을 했다”는 김현중은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결혼에 이어 출산까지 하게 돼 손주를 보여드리니 엄청 좋아하신다”며 웃었다.
지금의 아내는 자신과 열네 살 때부터 알았던 ‘첫사랑’이라고.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데뷔 초까지 사귄 후, 이후로도 만남과 이별을 반복했던 사이”라며 “세상에 가족밖에 없다고 느꼈을 때, 절대적인 내 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내는 현실적이고, 현명한 사람”이라는 김현중은 “물질적인 약속의 징표보다는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가정을 유지하는 게 보답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두 달 전 태어난 아들에 대해서 그는 “이 아이를 어떻게 책임져야 될지, 두려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면서도, “아들이 커가면서 나의 어린 시절 모습과 너무 닮았더라. 지금은 기저귀도 잘 갈고 목욕도 잘 시킨다”며 ‘아들 바보’의 면모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김현중은 자신을 든든하게 지켜주던 팬들을 향한 감사함을 전한 뒤, 아픔을 극복한 과정을 담은 자작곡 ‘유어 스토리’ 무대를 선사했다.
잠시 후 ‘하이바이 룸’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된 김현중은 전 세계 팬들이 보내온 응원 메시지와 자신의 인생이 담긴 VCR 영상을 보며 감회에 젖었다. 뒤이어 그는 “압수된 휴대전화 속에 안 좋았던 기억을 구겨 넣었던 것 같다. 손에서 놓고 나오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며 자신의 과거와 ‘뜨거운 안녕’을 고하는 한편, “다시 화려해지겠다는 말보다는 성숙한 모습을 약속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하이바이 룸’을 담담하게 빠져나왔다.
사진 =MBN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