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북아프리카 모로코가 4년 전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했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벨기에를 완파하고 16강행 청신호를 밝혔다.
FIFA랭킹 22위 모로코는 27일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F조 2차전 벨기에와 경기에서 후반 28분 터진 압델하미드 사비리의 선제골과 후반 추가시간 자카리아 아부크랄의 추가골을 묶어 2-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모로코는 나흘 전 크로아티아전 0-0 무승부를 포함해 승점 4를 기록하며 조 선두가 됐다. 내달 2일 가장 해볼만 하다는 캐나다를 상대로 16강행 확정을 노린다.
반면 벨기에는 캐나다전 1-0 신승 뒤 모로코에 허를 찔려 크로아티아와 최종전에서 쉽지 않은 승부를 펼치게 됐다.
1998 프랑스 월드컵 스코틀랜드전 이후 24년 만에 월드컵 본선 승리를 노리는 모로코는 4-3-3 전형으로 벨기에와 싸웠다.
야신 부누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누사이르 마즈라위, 로맹 사이스, 나예프 아게르드, 아슈라프 하키미가 포백을 짰으며, 셀림 아말라, 소피안 암라바트, 아제딘 우나히가 중원을 구성했다.
소피안 부팔, 유세프 엔네시리, 하킴 지예흐가 스리톱으로 나섰다.
반면 지난 대회 3위를 차지했던 벨기에는 스리백을 쓰는 3-5-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티보 쿠르투아가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얀 페르통언, 토비 알데르베이럴트, 토마 뫼니에가 수비라인을 이뤘다. 미드필더 5명은 토르간 아자르, 에덴 아자르, 악셀 비첼, 아마두 오나나, 티모시 카스타뉴로 낙점됐다.
케빈 더브라위너와 미시 바추아이가 투톱을 형성했다.
두 팀은 전반엔 신중한 자세로 임했다. 벨기에가 코너킥을 6차례나 차는 등 세트피스에서 경기를 풀어가고자 했으나 큰 소득이 없었고 오히려 한 수 아래로 꼽히는 모로코가 선제골을 넣을 뻔 했다.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지예흐가 왼발로 찬 것이 그대로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모로코 선수들과 관중이 일제히 탄성을 지르며 환호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 결과 오프사이드로 판정되면서 전반은 0-0으로 끝났다.
후반에도 벨기에에 강하게 저항하며 싸우던 모로코는 후반 중반이 넘어간 28분 이번 대회 이변을 일으킨 팀 대열에 합류했다. 페널티지역 왼쪽 먼 곳 사각지역에서 사비리가 직접 찬 슛이 골문과 양팀 선수들 사이를 지나 그대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쿠르투아가 뒤늦게 다이빙하며 막아보려 했지만 이미 볼은 벨기에 골라인을 넘어간 뒤였다. 모로코가 승기를 잡은 순간이었다.
후반 23분 아말라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들어간 사비리는 5분 만에 골을 넣고 웃었다.
벨기에 대표팀을 지휘하는 스페인 출신 로베르트 마르티네스 감독은 레안드로 트로사르와 로멜루 루카쿠 등 장신 타깃형 공격수들을 줄줄이 넣어 동점골에 나섰으나 기존 선수들이 이미 지친 상태여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지예흐의 단독 돌파에 이은 패스를 아부크랄이 밀어넣어 드라마를 완성했다.
결국 아르헨티나, 독일에 이어 이번 대회 3번째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사진=로이터, AFP/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