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코스타리카의 수문장 케일러 나바스(36)가 스페인전 7실점의 악몽을 씻어 내고 조국의 카타르 월드컵 16강 희망을 살려냈다.
코스타리카는 2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코스타리카는 지난 23일 스페인과의 1차전에서 0-7로 참패를 당하며 조기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일본을 꺾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오는 12월 2일 독일과의 조별리그 최종전까지 토너먼트 진출을 놓고 다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코스타리카 승리의 수훈갑은 단연 나바스였다. 나바스는 스페인전에서 수비라인 붕괴 속에 7골을 허용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코스타리카의 수비 라인이 월드 클래스 공격수들이 즐비한 스페인에 무너진 탓도 컸지만 나바스 본인의 플레이도 좋지 못했다.
하지만 나바스는 자신의 클래스를 스스로 다시 입증했다. 경기 내내 계속된 일본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카마다 다이치(26)의 강력한 슈팅을 막아낸 것을 시작으로 후반 43분 아사노 타쿠마(28)의 결정적인 슈팅까지 슈퍼 세이브를 선보였다. 이어진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볼 처리로 일본을 좌절시켰다.
코스타리카 수비진도 힘을 냈다. 위기 때마다 육탄 방어로 투혼을 보여줬고 적극적인 몸 싸움으로 일본의 기세를 꺾어놨다. 여기에 적절한 반칙으로 일본 공격 흐름을 끊어놓으면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나바스도 승리의 기쁨을 맛본 것은 물론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2014-2019) 시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년 연속 우승 중심에 있었던 골키퍼다운 모습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나바스의 활약 속에 기사회생한 코스타리카는 '죽음의 조'로 평가받았던 E조를 더욱 혼전으로 몰고 갔다. 아직 스페인과 경기를 치르지 않은 독일을 제치고 조 3위로 올라섰고 16강 티켓의 향방을 최종전까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사진=AP/AF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