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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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 "조용필 '꿈' 리메이크 어렵게 허락받아, 너무 기뻤죠"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2.11.11 09:10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2년 3개월만, 무엇보다 팬들과 약속을 지켜서 좋아요" 

가수 정은지가 11일 첫 리메이크 앨범 '로그(log)'를 선보인다. '로그'는 여행과도 같은 그의 인생을 선배들의 음악을 통해 재해석하고 다시금 기록한 앨범이다. 정은지는 선곡을 비롯한 제작 전반에 참여, 트랙마다 자신의 삶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녹여냈다. 

타이틀곡인 버즈의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은 정은지가 인생이라는 여행을 떠나는 모두에게 위로를 전하는 노래다. 올해 서른을 맞은 정은지가 표현한 故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위로의 마음을 담은 YB의 '흰수염고래', 어린 나이에 부산에서 상경했을 적의 심정을 녹여낸 조용필의 '꿈', 어머니에게 바치는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까지 다섯 곡의 노래가 알차게 담겼다.

앨범 발매 전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정은지는 '로그'에 대해 "팬들과의 약속에 대한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시작은 '서른 즈음에'라는 곡이었다. 예전에 습관처럼 서른이 되면 이 노래를 리메이크하겠다고 했었다. 팬분들은 '은지는 한다면 하니까 당연히 내겠지' 생각하셨던 것 같은데 저는 예전 일이라 기다리고 계신지 상상을 하지 못했다.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된 후에 이번 기회에 '서른 즈음에'뿐만 아니라 내가 지내온 시간에서 의미 있었던 노래들을 추려보기로 했다. 평소 노래를 들을 때 한 곡을 질릴 때까지 반복해서 듣는 스타일이다. 제가 좋아했던 곡들 중 의미를 담아 골라봤다. 이번 앨범이 2년 3개월 만에 내는 건데 그렇게 오래된 줄도 몰랐다. 앨범에 콘서트까지 계획할 수 있어서 감개무량할 뿐이다. 특히 무엇보다 팬들에게 약속을 지킨 사람이 되어 더 좋다"고 말했다. 



'서른 즈음에'가 리메이크 앨범을 만들게 된 계기였지만 타이틀곡은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이 됐다. 이에 정은지는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은 제가 어렸을 때 방구석 여행을 하면서 들었던 노래다. 어린 나이에 얼마 안 되는 용돈을 코인 노래방에 탕진하게 했던 곡이기도 하다. 당시 학교를 마치면 동생이 하원하고 오기 전까지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았다. 이 노래를 들으며 방구석 여행을 했다. 또 노래가 정말 신나지 않나. 그런 기분에 더 들었던 것 같다. 옛 생각이 나기도 하고, 좋은 노래다. 특히 여성 아티스트들이 커버하거나 리메이크하지 않았던 곡이라 내가 부르면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다. 또 '서른 즈음에'를 리메이크한 가수가 너무 많지 않나. 제가 부를 때 더 의미 있고 특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중성도 중요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원곡자인 버즈에 대해서는 "후배가 선배님들의 곡을 재해석한다고 하면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잘했네'라고 느꼈으면 좋겠고, 또 기특하게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두 번째 트랙 '흰수염고래'는 정은지가 건네고 싶은 노래의 지침 같은 곡이다. 그는 이 곡에 대해 '위로와 힘을 줄 수 있는, 늘 내 옆에 있을 것만 같은 노래'라며 '일을 하면서 힘들고 지칠 때 위로를 받았던 곡'이라고 소개했다. 정은지는 "편곡 방향 자체가 원곡에서 많이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다른 어떤 것이 들어와도 좋겠지만, 편곡을 했을 때 원곡이 망가지지 않았으면 했다"고 전했다. 



세 번째 트랙 '꿈'은 정은지가 바라는 꿈과 그렇지 못한 현실 사이에서 느끼는 공허함과 외로움을 달래준 곡이다. 그는 20대의 어느 날의 자신이 드라마처럼 보이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노래를 들을 때마다 울컥한다고 덧붙였다. 

정은지는 "20대 초중반 사이에 많이 들었던 곡이다. 서울 생활을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생각보다 아는 사람이 많이 안 생겼다. 정확히 말하면 아는 사람은 있어도 내 사람은 안 생기는 것 같았다. 함께 일하는 분들은 나보다 나이와 경험이 많으니 그때는 그분들의 시선에 맞춰 대화하는 것들이 어려웠고, 많이 외롭다고 느꼈다. '꿈'에는 편곡이 밝지만 도시의 쓸쓸함 같은 느낌을 담고 싶었다. 덤덤하게 부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슬펐던 곡이다"고 소개했다. 

원곡자인 조용필의 특별한 허락을 받았다는 비하인드도 전했다. 정은지는 "정말 몰랐는데 조용필 선배님의 노래를 리메이크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더라. 저는 그런 전설이 있는 줄도 모르고 리메이크를 하고 싶다고 요청드렸다. 선배님이 고민하시던 중에 '혹시 이 친구가 타향살이를 한 친구냐'면서 제 스토리를 물어보셨다고 하더라. 부산이 고향인 덕분에 오랜 기다림 끝에 시간 허락을 맡게 됐다. 너무 기뻤다"고 털어놨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 = IST엔터테인먼트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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