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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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용택, 홍성흔 '업그레이드 버전'에 도전

기사입력 2011.04.29 07:43 / 기사수정 2011.04.29 07:43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홍성흔(롯데)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노린다.

박용택(32)은 2009년 타격왕(0.372) 출신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다가 타율 3할로 시즌을 마쳤다. 9홈런 45타점이라는 수치도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박용택은 지난 시즌 후 새로운 결심을 했다. 2009년 자신과 타격왕 경쟁을 펼쳤던 홍성흔의 변신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두터운 LG 외야진 속 어깨가 여전히 약한 자신이 외야수보다 지명타자로 전업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홍성흔은 2009년 자신과의 타격왕 싸움서 석패한 후 웨이트를 더욱 불려 타점과 장타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 홍성흔을 따라가다

박용택은 비시즌 작년 홍성흔처럼 상, 하체 웨이트 불리기에 주력했다. LG의 지옥 마무리훈련과 기나긴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웨이트 기구와 씨름을 했다. 심지어 그의 울퉁불퉁한 상체 사진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떠돌기도 했다. 정규시즌이 시작되면서 다시 근육이 좀 빠지긴 했지만 올시즌 그의 몸매는 한눈에 봐도 예년과는 사뭇 다르다.

변화는 기록으로 나타나는 법. 박용택은 27일 사직 롯데전서 홍성흔이 보는 앞에서 8회 투런포와 9회 솔로포를 작렬시킨 데 이어 28일 경기서 1회 또다시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작년 7월 7일 채태인(삼성) 이후 통산 30번째 3연타석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홈런 6개로 단독 선두. 지금 페이스라면 데뷔 후 최다인 36개의 홈런이 가능하다.

작년 홍성흔의 홈런 커리어 하이 26개보다도 10개가 더 많은 수치다. 여기에 포물선 자체도 라인 드라이브뿐 아니라 전형적인 거포의 상징인 아치형 궤적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타구를 멀리 보내는 기술 자체가 향상됐다는 뜻이다.

이뿐아니다. 타점도 20개로 단독 3위이고 장타율은 0.641로 2위다. 안타 27개 중 11개가 2루타 이상의 장타일 정도로 장타력이 좋아졌다. 박종훈 감독은 시즌 초반 상대 왼손 선발을 의식해 박용택을 자주 라인업에서 제외하거나 하위타순에 배치했으나 스스로 부단한 노력으로 경기 감각 유지에도 큰 어려움이 없는 모습이다.

이대로라면 박 감독이 상대 왼손 선발 투수에도 박용택을 4번에 고정 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미 박용택은 좌투수 상대 타율 0.367으로 우투수(0.333)보다 더 나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투수를 가리지 않고 장타를 펑펑 쏘아대던 작년 홍성흔의 향기가 올 시즌 초반 박용택에게도 그대로 풍기고 있다. 

▲ 홍성흔과 다르다

그러나 박용택이 작년 홍성흔을 100% 따라가려고 하지는 않아 보인다. '치고 달리는' 4번 타자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 실제로 박용택은 통산 도루가 223개나 된다. 2005년 43개로 도루왕 타이틀을 따낸 적도 있다. 몸집을 불리고 장타와 타점 생산에 주력한다고 해서 도루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많은 도루를 기록하는 건 어렵더라도 상황에 따라 뛰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상대 수비진이 버거워할 수밖에 없다. 28일 사직 롯데전서도 7회 시즌 6호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 부문 4위 도약.

단순 계산에 불과하지만 지금 페이스라면 36홈런 36도루가 가능하다. 데뷔 후 단 한 번도 달성하지 못했던 20-20클럽 등록은 충분해 보이고 나아가 체력 관리와 슬럼프 등 각종 변수만 이겨낸다면 2000년 박재홍(당시 현대, 32홈런 30도루) 이후 11년만의 30-30클럽 가입자 배출도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더욱이 4번 타자가 20-20이나 30-30에 성공한다면 그 자체로 센세이션이다. 박용택의 도전이 그래서 더욱 주목된다.

[사진=박용택 ⓒ LG 트윈스 제공]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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