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축구대표팀 윙어 황희찬(26·울버햄프턴)이 일본 축구의 떠오르는 공격 자원 미토마 가오루(25·브라이턴)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한·일전을 펼쳤으나 결과적으로 완패했다.
황희찬은 6일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경기장에서 열린 2022/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울버햄프턴-브라이턴 맞대결에서 홈팀 스리톱 중 가운데 공격수로 전반 킥오프 때부터 나와 후반 23분 아다마 트라오레와 교체아웃될 때까지 68분을 뛰었다.
황희찬이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선발로 나서기는 지난 8월13일 풀럼과의 2라운드 이후 84일 만이다. 이후엔 교체로 나서거나 아예 결장하곤 했다. 그러나 이날 황희찬의 플레이는 특유의 저돌적인 움직임을 2∼3차례 드러낸 것 말고는 이렇다할 것이 없을 만큼 눈에 띄지 않았다.
카타르 월드컵 전까지 홈팀 지휘봉을 잡기로 한 스티브 데이비스 감독대행은 측면 공격수가 제격인 황희찬을 중앙 공격수로 투입하면서 상대 수비를 압박하고자 했으나, 황희찬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고전했다.
그렇다고 해도 최전방에 자리잡아 득점을 노려야 할 선수가 황희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극적인 슛이 필요했으나 실제론 크게 못 미쳤다. 황희찬은 변변치 않은 슛 하나 쏘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카타르 월드컵을 불과 2주 앞두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는 점에 만족해야 할 판이다.
반면 상대팀 브라이턴의 4-2-3-1 포메이션 왼쪽 날개로 나선 미토마는 이날 경기에서 감격의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터트리는 등 펄펄 날아다녀 일본 축구의 새 에이스임을 알렸다.
미토마는 전반 10분 브라이턴 첫 골의 출발점 역할을 했다. 왼쪽 측면에서 가운데를 향해 감각적으로 볼을 넣어줬고 이를 원톱 레오나드 트로사드가 발로 방향만 살짝 바꿔준 것이다. 이 때 뒤에 있던 랄라나가 슛을 쏴 선제골로 완성했다. 미토마의 패스가 첫 골에 상당히 큰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토마는 이어 전반 44분엔 헤딩으로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첫 골을 쏘며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랄라나가 상대 수비진을 헤집은 뒤 반대편으로 크로스했고 이를 미토마가 머리로 받아넣었다. 비디오 판독 끝에 온사이드 판정을 받아 득점으로 인정됐다.
미토마는 전반 추가시간에도 한 건을 해냈다. 수비진 롱패스를 왼쪽 측면에서 받은 뒤 간결한 터치로 볼을 앞 쪽에 세우자 울버햄프턴 수비수 넬슨 세메두가 미토마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넘어트린 것이다.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가 저지된 것을 확인한 주심은 세메두에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후반에도 상대 측면을 줄기차게 위협하다가 경기 종료 직전 교체아웃됐다.
지난해 여름 일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뛰다가 브라이턴과 계약한 미토마는 사인 직후 벨기에 로얄 유니온 생질로즈에서 1년간 임대 생활을 했다. 올 여름 원소속팀으로 복귀한 뒤 이날이 9번째 경기였는데 눈에 띄는 활약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마침 황희찬과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경쟁하면서 한국팬들에게도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경기 후 '후스코어드닷컴'은 황희찬에서 6.5점을 준 반면 미토마에겐 이날 양팀 최고 점수인 8.3점을 부여했다.
사진=AP 로이터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