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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형이 최고의 골키퍼였습니다" [KS:톡]

기사입력 2022.11.05 07:00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언더핸드 박종훈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3차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야구 인생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이날 7회까지 0-1로 끌려가던 SSG는 8회초 2사 2루에서 후안 라가레스의 2점 홈런이 터지면서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답답하던 경기 흐름은 홈런포로 바뀌었고 SSG가 순조롭게 3차전 승리를 가져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키움은 8회말 선두타자 이정후가 2루타를 치고 나가면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다음 타석에는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던 야시엘 푸이그가 대기하고 있어 SSG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SSG 벤치는 여기서 박종훈 카드를 빼들었다. 1, 2차전 등판이 없었던 박종훈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푸이그를 2루 땅볼로 처리한 뒤 계속된 1사 3루에서 까다로운 타자 김혜성까지 내야 뜬공으로 처리하며 순식간에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았다.  

이닝 종료까지 남은 아웃 카운트는 하나. 모두가 숨죽이며 다음 타자 이지영과의 승부를 지켜보고 있던 가운데 박종훈의 초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났다. 공이 최수원 주심의 오른쪽 어깨너머로 빠질 것 같은 순간 SSG 포수 김민식은 엄청난 반사신경을 보여주면서 몸을 날려 포구에 성공했다. 타자 2명을 잘 잡아낸 뒤 폭투로 동점을 허용할뻔했던 아찔한 장면이었다.

박종훈은 이후 이지영을 볼넷으로 출루시켰지만 곧바로 김태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실점 없이 8회말 SSG 수비를 끝냈다. 박종훈의 호투로 2-1 리드를 지켜낸 SSG는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6점을 더 뽑아내며 키움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박종훈의 포스트시즌 첫 홀드는 그야말로 천금 같았다.

박종훈은 3차전이 끝난 뒤 "커브 위주로 피칭했는데 잘 들어갔다. 마지막에 김태진 선수를 삼진으로 잡을 때는 내가 원하는 위치에 정확히 제구가 돼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며 "정규시즌 때 안 아프게 던지려고 하다가 밸런스가 조금 흔들렸다. 지금은 통증은 생각 안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잘하자라고 마음먹고 던지니까 포인트도 밸런스도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투구 내용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또 이지영의 타석 때 김민식의 도움으로 폭투 위기를 넘긴 부분에 대해서는 "(김) 민식이 형이 정말 잘 막아줬다. 마치 최고의 골키퍼를 보는 것 같았다"며 재치 있는 농담으로 선배의 플레이를 치켜세웠다.

연투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종훈은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마치고 올 시즌 복귀했지만 정규시즌 성적은 11경기 3승 5패 평균자책점 6.00으로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SSG 선발 로테이션이 탄탄한 가운데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본래 보직인 선발이 아닌 불펜에서 대기하고 있다. 

박종훈은 4차전 등판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항상 대기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친 뒤 "내 뒤에 (노) 경은이 형도 있고 서진용도 있다. 불펜에 워낙 좋은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편안하게 던질 수 있다"고 동료들을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사진=고척,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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