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자신감은 좋지만 자칫 잘못하다간 오만이 될 수 있다. 카타르 월드컵 죽음의 조에 속한 일본이 최종명단에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대표팀은 1일 일본축구협회를 통해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 명단 26인을 발표했다. 최종명단에서 눈에 띄는 점은 젊고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의 대거 발탁이다.
26인 중 만 25세 이하인 선수들은 무려 11명이다. 이들 중 5명은 A매치 출전이 10경기도 채 되지 않는다. 월드컵에서 죽음의 조에 속한 팀이 내린 결정이라고는 보기 힘들다.
일본은 월드컵에서 스페인 독일 코스타리카와 E조에 편성됐다. 어느 하나 만만한 팀이 없다. 코스타리카는 북중미 복병으로 이번이 황금세대가 참가하는 마지막 월드컵이다. 스페인이나 독일은 설명이 필요 없다. 12년 전 챔피언이 스페인이고, 8년 전 챔피언이 독일이다. 모두 강력한 우승 후보다.
그러나 모리야스 감독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베테랑 선수들의 풍부한 경험도 중요하다"면서도 "젊은 선수들에게서 월드컵 우승에 대한 야망이 보였다. 명단을 결정할 때 이 야망을 중점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물론 모리야스 감독 판단을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최근 축구계 흐름을 보면 잠재력을 터뜨리는 나이가 점점 더 낮아지고 있고, 경기 템포가 빨라짐과 동시에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는 흐름으로 바뀌면서 회복 속도가 빠른 어린 선수들이 활약하기 좋은 무대가 만들어지고 있다.
월드컵 같은 토너먼트에서도 끈끈한 조직력과 강력한 압박을 90분 내내 유지하기 위해서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특히 스페인처럼 짧은 패스가 위주인 팀을 상대로 강력한 압박은 매우 효과적이다. 일본이 이 점을 노리고 젊은 선수들을 뽑았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국제 무대에서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많으면 쉽게 흐름을 내주거나 경기를 뒤집지 못할 위험도 공존한다. 스페인 독일과 같이 잔뼈 굵은 팀들을 상대로는 더욱 그렇다.
죽음의 조를 대하는 일본의 이번 결정이 자신감이 될지, 혹은 오만함으로 그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일본축구협회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