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윤승재 기자) "그 때의 경험이 3,4년 만에 결실을 맺은 것 같아요."
LG 트윈스의 '수호신' 고우석이 첫 가을야구의 아픔을 돌아봤다.
고우석은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 마지막 투수로 등판, 3점차 리드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 차례(2019, 2020), 준플레이오프 세 차례(2019~2021)를 경험하며 가을야구 무대를 7번(경기)이나 누빈 고우석은 이날 8번째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자신의 가을야구 3번째 세이브를 올리며 철벽 마무리의 명성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고우석도 처음부터 완벽했던 철벽은 아니었다. 2019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제구 불안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고, 이어진 준플레이오프에선 끝내기 홈런과 블론세이브 등의 좋지 않은 내용으로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의 쓰디쓴 경험과 3년의 가을야구 경험은 헛되지 않았다. 2022년 4년차 가을야구에 부쩍 성장한 모습으로 나타난 고우석은 만원 관중 앞 첫 플레이오프라는 중압감 속에서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하며 탄탄한 모습을 자랑했다.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경기 후 만난 고우석은 “첫 가을야구에서의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 그 경험을 발판 삼아서 이후 경기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내려고 노력했고, 그 노력의 결과가 3,4년 만에 나온 것 같다”라며 돌아봤다.
노련미도 한층 쌓였다. 타자들의 장단점을 기억하고 던지면서도 향후 경기를 위해 자신의 구종을 시험해보는 대담함까지 선보였다. 고우석은 “아웃 카운트 하나 남은 상황에서 주무기 구종을 던져보고 감이 어떤지 챙겨봤다. 패스트볼이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씩 빠져서 나중엔 승부욕이 생기더라. 다음 경기도 있고 준비를 잘하려고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첫 가을야구 땐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런 기초적인 플랜도 없이 승부했더라. 어떤 공을 던져서 승부를 해야겠다는 생각 없이 포수 사인대로 던졌고, 타자의 장단점을 파악은 했지만 (마운드에서) 기억은 못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배우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고우석을 비롯한 선수들의 활약으로 LG는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 80%라는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역대 31번의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확률은 80.6%였다. 이에 고우석은 “첫 경기 시작을 잘했다. 하지만 아직 경기가 남아있으니 준비를 잘하려고 한다”라고 말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DB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