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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땅 러시아에 부는 '일본 피겨의 역습'

기사입력 2011.04.26 05:24 / 기사수정 2011.04.26 14:0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1, 고려대)에게 러시아는 '약속의 땅'이다. 지난 2006년 12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2008년에 열린 'Cup of Russia'에서는 프리스케이팅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정상에 등극했다. 그러나 러시아도 김연아에게 유리한 곳만은 아니다. 어떤 대회 장소를 가도 일본 피겨의 영향력이 거세며 피겨를 향한 일본 국민들의 관심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피겨 스케이팅 국제대회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국가 중 하나가 바로 일본이다. 일본에서 피겨 스케이팅은 일부 마니아 계층이 즐기는 스포츠가 아닌,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종목이다.

각종 국제대회가 열리면 가장 많은 기자들이 몰리는 나라도 일본이다. 지난해 1월 전북 전주에서 열린 '2009-2010 ISU(국제빙상경기연맹) 4대륙 피겨스케이팅대회'에서 가장 많은 취재진을 파견한 나라가 일본이었다. 또한 지난 3월 초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2010-2011 세계주니어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를 찾은 해외 기자 중 일본 취재진들이 가장 많았다.

이들은 러시아의 '피겨 신동'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5)와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15)에 큰 관심을 보였다. 자국 선수가 아닌, 외국 유망주임에도 불구하고 피겨 유망주들에 대해 쏟는 일본의 관심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오는 24일부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011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도 당초 일본 도쿄 요요기 국립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지난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이미 개최한 적이 있는 일본은 4년 만에 대회 개최권을 다시 가져왔다.

ISU 공식스폰서 14곳 중 일본 기업이 11개를 차지하고 있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또한 오랫동안 ISU 심판보다 한 단계 더 높은 레프리가 3명이나 있고 공식 심판은 무려 9명에 이른다. 이러한 사실을 볼 때 국제 피겨스케이팅계에서 일본의 영향력이 얼마나 높은 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일본은 '트리플 악셀의 산증인' 이토 미도리(42)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피겨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인 '얼음 폭풍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일본인들의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피겨가 동양인들이 세계 제패에 유리하다는 사실을 간파해 이러한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결과는 성공적으로 이어졌고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아라카와 시즈카(31)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성과를 낳았다. 북미와 유럽을 뛰어넘어서 '세계 피겨 최강국'이 되기 위한 일본의 노력은 꾸준하게 진행돼 왔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종목에서 금메달을 가져간 나라는 한국(여자 싱글), 중국(페어), 미국(남자 싱글) 그리고 캐나다(아이스댄싱)였다. 2006년에 이어 올림픽 챔피언을 탄생시키겠다는 일본의 열망은 좌절되고 말았다.

일본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여자 싱글과 남자 싱글이다. 특히 남자 싱글에서 북미와 유렵 선수가 차지하는 벽이 높은 점을 생각할 때 여자 싱글이 일본의 전략 종목이었다. 일본은 아사다 마오(21)와 안도 미키(24) 그리고 스즈키 아키코(26)등을 올림픽에 출전시켰지만 한국에서 온 김연아에 모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들의 자국 선수에 대한 홍보도 광범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사다 마오는 10대 초반부터 트리플 악셀을 뛰는 '천재 스케이터'로 부각되었고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이 가장 유력한 유망주로 비춰졌다. 김연아는 이러한 상황에서 각종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알리기 시작했다.

대회를 지원하는 각종 스폰서와 10명이 넘는 ISU 심판의 영향력은 일본 피겨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와 비교해 한국은 ISU 국제심판이 3명이며 피겨 인프라에서는 일본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실력'밖에 없다. 깨끗하고 정확한 기술과 탄탄한 스케이팅 스킬을 갖추는 것이 국내 선수들의 필수 과제다. 

[사진 =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 (C)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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