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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상승세' 두산, 숨은 원동력은 마운드

기사입력 2011.04.26 07:14 / 기사수정 2011.04.26 07:14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야금야금 승수를 챙기더니 어느새 2위다.

올 시즌 초반 두산의 행보는 SK의 선두 질주와 LG의 대약진에 가려 조용한 편이다. 실제로 시즌 초반에는 보합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지난주 넥센과 한화를 상대로 야금야금 5연승을 따내며 12승 5패 1무로 선두 SK에 0.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비결은 역시 웅담 타선의 폭발. 5연승 기간 중심 타선 김현수-김동주-최준석은 합계 44타수 20안타(타율 0.455) 24타점을 합작했다. 

그러나 두산의 상승세는 타선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숨은 원동력은 마운드다. 사실 개막 2주차까지 두산의 마운드는 순탄치 않았다. 외국인 투수 라미레즈가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한 채 짐을 쌌고, 이혜천은 선발 적응에 실패한 채 불펜으로 강등됐다. 갑작스럽게 선발로 보직을 변경한 이현승도 시간이 필요했다. 이 와중에 지난해 불미스러운 일을 겪었던 이용찬의 구위 난조로 인한 2군행으로 불펜 위력도 반감됐다. 이는 타선의 침묵과 맞물려 치고 나갈 응집력이 발휘되지 못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최근 두산 마운드는 외국인 투수 1명이 없음에도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외국인 선발 니퍼트는 4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1.23으로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투수로 꼽히고 있다. 토종 에이스 김선우는 16일 대구 삼성전서 7이닝 2실점으로 감을 잡더니 21일 잠실 넥센전서도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은 2.52 니퍼트-김선우는 KIA 로페즈-트레비스 듀오와 함께 시즌 초반 최고의 원투펀치로 자리매김했다.

필승계투조도 여전하다. 선발 변신에 사실상 실패한 채 올 시즌 마무리로 보직을 완전히 바꾼 임태훈은 1승 6세이브 평균자책점 1.64로 이용찬의 공백을 메우고도 남는 수준이다. 고창성과 정재훈도 9경기와 8경기서 평균자책점 0.73, 2,38에 6홀드를 합작했다. 여기에 골지방종 수술 공백기 후 건강하게 돌아온 김상현도 7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1.69로 힘을 보태고 있어 불펜은 지난 시즌보다 더욱 강해진 느낌이다. 두산은 26일 현재 불펜 평균자책점이 2.52로 2위다.

최근 4~5선발의 연이은 호투도 김경문 감독을 흐뭇하게 한다. 20일 잠실 넥센전서 선발로 나선 김성배가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23일 대전 한화전서는 이현승도 5이닝 2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4~5선발이 팀 연승의 징검다리를 놓고, 불펜진의 과부하를 최대한 막아놓은 것이다. 그 덕분에 두산은 지난주 팀 평균자책점 2.75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팀 평균자책점도 3.44로 2.87의 삼성에 이어 당당히 2위로 도약했다.

김성배는 이날(26일) 잠실 삼성전에 다시 선발로 나서고, 이현승도 당분간 계속해서 선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불펜으로 돌아선 이혜천이 오히려 호조를 띄고 있기 때문에 새 외국인 투수가 영입되더라도 두 투수는 선발진에 살아남을 가능성도 있다. 이혜천, 이현승의 안정된 피칭은 왼손 투수 스쿼드의 보강으로 균형 있는 마운드 운용을 가능하게 한다.

물론 최근 자리를 잡기 시작한 만큼 이들은 좀 더 꾸준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선발 히메네스-김선우에 불펜 이용찬-정재훈-고창성의 의존도가 지나쳤던 작년 두산 마운드와는 사뭇 대조되는 게 사실이다. 두산이 작년에 비해 마운드 밸런스가 상당히 좋아졌다. 최근 조용한 상승세의 숨은 원동력이다.

[사진=김선우 임태훈 이혜천 이현승 김성배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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