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춘천, 김정현 기자) '10년 주기설'의 진실은 이제 홍명보 감독 본인이 스스로 개척하기에 달렸다. 적어도 20년간은 본인 스스로 이를 증명해냈다.
울산이 16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37라운드 맞대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울산은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K리그1 우승을 확정 지었다.
울산은 후반 20분 김대원에세 페널티킥으로 선제 실점했지만, 후반 29분 엄원상이 동점골을 넣었고 후반 40분 마틴 아담이 결승골을 터뜨려 역전에 성공했다.
홍명보 감독은 울산 부임 2년 차에 곧바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울산의 긴 준우승 잔혹사를 끝냈다. 2019시즌부터 세 시즌 간 전북의 벽을 넘지 못했던 울산은 이번엔 전북의 벽을 넘어 통산 세 번째 별을 땄다.
더욱이 홍 감독은 10년 만에 다시 자신의 커리어에 굵직한 선을 하나 그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시작으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감독으로 동메달, 그리고 이번엔 프로 무대에서 감독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성과를 냈다.
이번 시즌도 전북과 우승 경쟁을 이어간 울산은 전북이 흔들리는 사이 지키는 힘을 발휘했다. 여름엔 두 팀의 승점 차가 11점까지 벌어졌지만, 전북과의 16라운드 맞대결 패배 후 파이널라운드 전까지 승점 차가 5점으로 좁혀졌다.
다시 이전에 겪었던 '준우승' 트라우마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울산은 늘 무너졌던 파이널 라운드에서 뒷심을 발휘했다. 전북과의 35라운드 맞대결은 백미였다. 정규시간 동안 0-1로 끌려간 울산은 후반 추가시간에 마틴 아담의 멀티골로 대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우승의 서막을 알렸다.
전북과 함께 늘 울산의 발목을 잡았던 포항스틸러스와의 원정 동해안 더비는 홍명보 감독이 꼽은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 홍 감독은 "그간 전북뿐만 아니라 포항이 울산이 미끄러지는 데 더 많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전 2019시즌과 2020시즌에 우린 포항에게 4실점씩 해서 졌다"면서 동해안 더비에서 비긴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울산은 강원 원정에서 또다시 역전승하며 처절했던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었다. 홍 감독은 2002년, 2012년, 그리고 2022년에 서로 다른 무대에서 업적을 세우며 이른바 '홍명보 10년 주기설'에 제대로 불을 지폈다.
홍 감독도 이 이야기에 “저도 2032년에 뭘 할지 궁금하다”라면서 “매해 열심히 하고 있는데 우연히 이런 결과가 나왔다. 올해도 열심히 했는데 운이 잘 따라줬다. 이걸 앞으로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고민이다. 10년 주기설은 2032년에 다시 한번 보시죠”라고 답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