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1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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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회 '폭풍 6득점'… 롯데, 대반전 계기 삼을까

기사입력 2011.04.24 06:46 / 기사수정 2011.04.24 06:46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침체에 빠진 팀은 '계기'가 중요하다.

주중 한화에 1무 2패로 밀려 최하위로 떨어졌던 롯데는 주말 3연전서 반드시 반전의 계기를 찾아야 했다. 다행히 22일 전국에 내린 비로 사직 SK전이 취소된 롯데는 하루 숨을 골랐다. 하루를 쉰 롯데는 23일 심기일전해 결국 SK를 잡아냈다. 그것도 9~10회 가장 롯데다운 모습으로.

롯데는 타력의 팀이다. 타력이 터져야 부산 팬들도 신이 난다. 이날 딱 그랬다. 1-4로 뒤진 가운데 9회말 선두 타자 강민호가 잘 던지던 송은범에게 솔로포를 뽑아냈다.

이후 정우람에게 박진환이 초구 좌중간 2루타를 뽑아내자 부산 팬들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SK는 마무리 정대현을 투입, 박준서를 풀카운트 접전 끝 투수 땅볼로 잡아내 승리를 눈 앞에 두는 듯했다.

2-4로 뒤진 2사 2루. 전준우는 정대현의 2구째를 공략했다. SK 유격수 김연훈이 어렵지 않게 잡았다. 그러나 김연훈의 송구가 좋지 못해 1루수 박정권이 뒤로 빠트리고 말았다. 그 사이 2루 주자는 홈을 밟았으며 전준우는 2루까지 진루했다.

SK의 4-2 승리로 끝나야 할 경기가 실책 하나로 스코어 3-4에 또 다시 롯데의 2사 2루 찬스로 돌변했다.  뒤이어 황재균이 전준우와 마찬가지로 속전속결로 2구 만에 우중간 깊숙한 타구를 날려 거짓말같이 4-4 동점이 됐다. 부산 팬들의 열광에 황재균은 3루에서 포효했고 SK 벤치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결국, 연장전 돌입. 롯데는 10회초 마무리 고원준이 2실점했으나 롯데의 불 붙은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10회말 전병두에게 강민호와 조성환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 동점 찬스를 만들었다. 이승호를 상대로 박진환이 차분히 희생번트를 댔고 황성용이 2루수 정근우의 글러브를 강하게 맞히는 안타를 날려 5-6으로 추격했다.

승리조 불펜을 모두 소모한 SK는 울며 겨자먹기로 이영욱을 투입했다. 긴장한 이영욱은 전준우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이후 황재균이 우전 안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이며 롯데의 7-6 대역전승의 마무리가 됐다. 9회말 경기를 끝낼 수 있었던 SK의 실책 하나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경기였다.

SK는 이날 선발 메그레인이 3⅔이닝 만에 강판당하면서 또 다른 선발 요원 송은범을 4⅔이닝이나 던지게 하는 초강수를 띄웠다. 그 자체로 총력전을 펼쳤다는 뜻. 거기에 결정적으로 롯데 타선은 이날 정우람-정대현-전병두-이승호-이영욱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SK가 마지막 투수로 이영욱을 내세웠다는 건 SK도 필승조를 경기 후반 풀가동한 탓에 더 이상 내보낼 투수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롯데는 자신들의 분위기 반전과 동시에 상대팀의 마운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혔다. 필승조를 내보내고도 역전패하는 건 단순한 1패 이상의 데미지다.

어쨌든 롯데가 23일 사직 SK전서 팀 분위기를 한껏 살려놓았다. 이날 전까지 팀 타율 0.223에 경기당 평균 3.4득점에 그칠 정도로 졸공을 거듭했던 롯데 타선. 그러나 이날 최강을 자랑하는 SK 불펜을 9~10회에만 8안타 6득점으로 두들겼다.

자연스럽게 팀 분위기도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롯데는 최근 몇 년간 SK만 만나면 꼬리를 내렸던 터라 이날 승리를 계기로 천적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인지도 주목해볼 만하다. 시즌 초반 먹구름이 가득했던 롯데에 서광이 비추기 시작했다.

[사진=황재균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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