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남지현이 좋은 평가를 얻는 아역 출신 배우들의 활약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지난 2004년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로 데뷔한 남지현은 '에덴의 동쪽' '선덕여왕'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자이언트'를 통해 국민 아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가족끼리 왜 이래' '쇼핑왕 루이' '수상한 파트너'를 통해 성인 연기자로서 성공적인 변신을 꿰했던 그는 '백일의 낭군님'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 '마녀 식당으로 오세요' 그리고 '작은 아씨들'에 이르기까지 매작품 유의미한 호평을 이끌어내며 20대 대표 여배우로 자리잡았다.
tvN 토일드라마 '작은 아씨들'은 가난하지만 우애 있게 자란 세 자매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에 각자의 방식으로 맞서는 이야기로 꾸준히 7~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극중 남지현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끈질기게 추적하는 기자이자 가난한 집의 둘째 딸 오인경 역을 맡아, 캐릭터의 복합적인 내면을 깊이 있게 그려내며 이번에도 믿고 보는 배우임을 증명했다.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남지현은 '배우를 왜 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저 같은 경우는 정신을 차려보니 배우가 돼 있었다. 의미가 있는 상태로 시작한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어려서 뭘 모르고 했거나 부모님이 배우가 됐으면 싶어서 시작한 것 또한 아니었다. 부모님께서 제가 다양한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어서 시켰는데 잘 풀린 케이스였다. 저로서는 정신을 차려보니까 이 길을 걷고 있었고 그로 인해 나중에 이 직업이 주는 의미가 무엇일까 거꾸로 생각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남지현은 "20대 초반쯤에 제일 무서웠던 건 어렵고 무섭고 힘든 일인데 평생 어떻게 즐겁게 할 수 있을까였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표현한다는 게 재밌을까, 그게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일일까 생각하다 보니 많이 침체돼있었다. 그러다가 주말극 '가족끼리 왜 이래'라는 작품을 만나며 압박감과 부담감에서 벗어났다. 몇 십 년 동안 연기를 해온 유동근, 양희경 선배님이 즐겁게 하는 모습을 보고 언제나 완벽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면 그또한 의미 있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지난해와 올해는 남지현을 비롯해 박은빈, 이세영 등 아역 출신 배우들의 활약이 유독 도드라졌다. 남지현은 "너무 좋다"며 "예전에는 아역들이 강렬한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그 위를 덮는 게 어려운 과제처럼 여겨졌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 확실히 저희 다음 세대인 (김)유정이 (여)진구, (김)소현이부터 경계가 사라졌다고 느낀다. 이제는 누군가의 아역보다는 연기를 잘하는데 나이가 10대인 배우로 생각해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은빈 언니와는 예전에 한 작품에서 자매로 나온 적이 있었다. 또 학교랑 과도 같다. 워낙 어렸을 때 만나 지금은 연락처를 모르지만 늘 응원하고 있다. (이)세영 언니는 같이 작품을 하지 않았지만 잘 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뿌듯하다. 다른 아역 출신 배우들 모두 마찬가지다. 가끔 우리끼리 한 작품에 모이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한다. '모이자'가 아니라 열심히 하다가 우연히 만났는데 다 아역 출신이면 어떨까 생각해 봤는데 너무 좋을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1995년생인 남지현은 어느덧 한국 나이로 28세가 됐다. 그는 "제가 요즘 들어 신기한 게 제가 아역 출신인 걸 모르는 시청자분들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가족끼리 왜 이래' 재밌게 봤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제 제 나이가 올라가니까 10대 시청자들은 저를 처음 본 작품이 성인이 된 후의 작품인 경우가 꽤 생겨났다. 이게 시간이 힘인 걸까. 제게는 새로운 반응이라 흥미롭게 관찰 중이다"고 밝혔다.
2년 뒤 서른이자 데뷔 20년을 앞두고 있는 마음가짐도 전했다. 남지현은 "연도로 따지면 서른이 되는 내후년이 데뷔한지 20년이 된다. 마음먹기 좋은 타이밍인 것 같다. 이걸 핑계 삼아 배우로서 새로운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평소에 하지 않았던 걸 해보고 싶다"고 의미심장하게 말해 기대를 자아냈다.
배우 남지현으로서의 목표에는 '각자의 해석이 있는 배우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어떤 배우를 떠올렸을 때 기억 속에 남은 모습이 다를 수도 있지 않나. 저는 특별히 무언가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각 개인의 해석과 기억 속에 다르게 존재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사진 = 매니지먼트 숲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