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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가 되니 욕심났는데..운명에 맡겼어요" 선물처럼 찾아온 첫 10승

기사입력 2022.10.05 08:45

박윤서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박윤서 기자) "5회가 되니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겼다. 운명에 맡겼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는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이날 이의리는 5이닝 6피안타 3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팀 8-3 승리에 일조했다.

이의리는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데뷔 첫 10승(10패)을 달성하는 기쁨을 누렸다. KBO리그 두 번째 시즌 만에 이뤄낸 쾌거다. 게다가 만 20세 이의리는 KIA 최연소 좌완 10승 투수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경기 후 더그아웃에서 만난 이의리는 "개인의 승리보다는 팀 승리가 중요했다. 팀이 이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오늘 오히려 조금 더 침착했다. 오늘 경기는 '내 계획대로 돼야 하는 경기다'라는 느낌을 갖고 던졌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팀이 4-2로 앞선 5회 절체절명의 위기가 찾아왔다. 10승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두고 만루 고비를 맞은 것. 궁지에 몰린 이의리는 김현수를 유격수 뜬공, 채은성을 3루수 땅볼로 봉쇄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5회부터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펼쳐야했다. 이의리는 "막상 1회 점수가 나고 5회가 되니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겼다. 이미 10승을 한 것 같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김현수 선배님과 붙을 때부터 10승을 했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들었다. 그냥 잘 될 거라는 생각으로 던졌고 운명에 맡겼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채은성의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처리한 3루수 류지혁의 호수비에 "공이 굴러가는 게 마치 슬로비디오처럼 굉장히 느리게 갔다. 그때는 간절했던 것 같다"라고 되돌아봤다. 이닝이 무사히 끝나자 이의리는 야수진과 대화를 나누며 미소를 보였다.

올해 이의리는 유독 위기 상황에서 집중력을 드높이며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득점권 피안타율은 0.216을 기록했고, 특히 만루에서는 0.167에 불과하다. 이의리는 "만루가 되기 전까지는 나도 모르게 집중력이 부족했고,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만루가 돼서 정신을 차리는 것 같다"면서 "막아야겠다는 간절함이 생기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국제 무대 경험과 KBO리그에서 차지한 신인왕. 그리고 올 시즌 이의리는 10승 투수가 됐다. 그야말로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이의리는 "팀이 이기는 것이 나의 승리다. 내년에도 10승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팀 승리에 많이 견인할 수 있도록 열심히 던지는 투수가 되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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