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4.22 07:19 / 기사수정 2011.04.22 10:06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의미 있는 이정표다. 그러나 지나치는 정거장일 뿐이다.
'두목곰' 두산 김동주(35)가 21일 잠실 넥센전서 프로 통산 6번째로 1000타점을 돌파했다. 1-0으로 앞선 5회말 넥센 금민철의 초구를 주자일소 2루타로 연결해 순식간에 4-0을 만들었다. 극심한 타격 침체에 허덕이던 넥센에 김동주의 한 방은 사실상 게임 끝을 알리는 직격타였다. 이날 김동주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스윙 단 한 번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그리고 앞으로 그가 나아가야 할 길도 함께 제시했다.
김동주는 지난 시즌 타율 0.295 20홈런 67타점으로 부진했다. 다른 타자에겐 나쁘지 않은 기록일지라도 프로 14년차 김동주에게는 얘기가 다르다. 시즌 내내 잔부상에 시달리며 3루 수비를 이원석에게 넘겨준 채 지명 타자에만 전념했고 시즌 막판에는 봉와직염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작년 마무리 훈련부터 올 스프링캠프까지 개근하며 독하게 훈련을 했다. 몸무게도 6kg이나 감량했고 3루 글러브도 다시 챙겼다. 시즌 초반 김경문 감독도 이런 고참에게 기대를 걸며 올 시즌 3루수 중용 비중을 다시 높였다.
불행하게도 시즌 출발은 썩 좋지 못했다. 이날 결정적인 2루타를 작렬했으나 타율은 본인의 명성에 다소 못 미치는 0.292이고 2홈런에 불과하다. 타점 부문에서 4위(14개)로 체면을 지키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그보다 팀에 헌신하는 자세가 올 시즌 더욱 눈에 띈다. 날렵해진 몸은 과감한 베이스러닝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올 시즌 김동주는 유독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즐긴다. 외야 플라이 때 1루에서 2루로 태그업을 시도하거나 2루타성 타구 때 과감하게 3루를 판다. 단타 때 1루에서 3루로 가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3루 수비도 특유의 민첩함이 여전하다. 주루 플레이와 수비에서의 솔선수범은 ‘두목곰’이 두산을 이끄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 통산 1000타점 금자탑을 쌓았다. 방망이의 물꼬를 트는 의미 있는 이정표였다. 내친김에 양준혁의 최다 타점 기록(은퇴, 1389타점)을 경신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2006년 WBC 때 입은 어깨 부상 탓에 43경기 출장에 그친 2006시즌(16타점)을 제외하면 작년까지 매년 평균 80.8타점을 뽑았다. 단순 계산으로는 2015시즌을 전후로 양준혁의 기록을 따라잡을 수 있다. 통산 6위이지만 현역 선수 중에서는 박재홍(SK, 1054개)에 이어 2위다. 박경완(SK, 993개) 송지만(넥센, 977개)도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어 적절한 경쟁 효과를 볼 수도 있다. 결국 40대에도 현역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체력과 건강이 관건이다.
참고로 김동주는 정상급 타자로 군림한 세월이 있는 만큼 타점 외 다른 통산 누적 기록 부문에서도 상위권에 올라있다. 홈런 부문에서도 255개로 9위에 올라있어 통산 1위 양준혁(351개)과 96개 차이가 날 뿐이다. 올 시즌을 포함부터 5시즌 동안 20홈런을 꾸준히 날리면 깰 수 있는 기록. 역시 박경완(313개)과 송지만(301개) 박재홍(294개)을 따라잡는 게 우선이다. 이 외에 통산 최대 안타 1522개(13위), 통산 볼넷 735개(12위), 통산 득점 780개(16위) 등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 21일까지 1427경기에 출장해 올 시즌 내로 1500경기 출장이 가능하다. 올 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FA가 되는 김동주. 타격 누적 기록에서도 전설이 돼가는 두목곰의 무한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진=김동주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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