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1:19
스포츠

'156km!' 의젓하게 돌아온 파이어볼러, "많이 던진 형들, 제가 도와드릴게요" [엑:스토리]

기사입력 2022.09.30 10:00 / 기사수정 2022.09.30 16:31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윤승재 기자) ‘155km'. 수원 KT위즈파크의 전광판에 찍힌 숫자는 생소함 그 자체였다. 군대(상무)에서 갓 돌아온 김민이 던진 공의 구속으로, 김민은 강속구의 상징이자 웬만한 선수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마의 155km/h를 가볍게 찍으며 자신의 복귀를 알렸다.

하지만 이전 공이 더 대단했다. 강승호를 상대로 던진 2구는 무려 155.8km/h가 나왔다. KBO의 데이터(스포츠투아이)로는 150km가 찍혔지만, 구단의 트랙맨 데이터로는 156km라는 경이로운 숫자가 나왔다. 입단 당시 '최고 153km'의 파이어볼러로 주목을 받았던 김민은 4년 후 제대와 함께 한층 더 진화한 모습으로 복귀, 잠시 잊혔던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알렸다. 

상무 입대가 터닝포인트가 됐다. 상무에서의 규칙적인 생활과 강도 높은 웨이트 훈련으로 몸을 탄탄히 만들어 구속이 더 증가했다. 지난해 고척에서 열린 올림픽 국가대표 팀과의 평가전에서 이미 155km의 빠른 공으로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여기에 고질적인 단점이었던 제구력까지 안정시키고 제대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KT 마운드도 김민의 복귀로 숨통이 한층 트일 전망이다. 올 시즌 KT는 김민수와 주권, 김재윤 등의 탄탄한 필승조에 이채호, 박영현 등 신예 선수들의 등장으로 강력한 불펜진을 구축했지만, 올 시즌 적은 점수차의 승부를 많이 겪은 탓에 다소 과부하에 걸린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태서 강속구로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김민의 합류는 KT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한층 다부진 모습으로, 한층 후련한 모습으로 만난 그의 얼굴엔 웃음꽃이 가득했다. “(제대해서) 마음의 짐을 하나 덜었다. 정말 홀가분하다”라고 말한 그는 “첫 복귀전(NC전)은 별로 안 떨렸는데, 두산전은 오랜만에 한 홈경기라 엄청 떨렸다. 팬들이 전보다 더 많아진 느낌이고 응원이 정말 커서 긴장을 안 할 수가 없더라. 그래도 홈팬들 앞에서 잘해서 기분이 좋았다”라며 복귀전을 돌아봤다. 

김민이 군대에 있을 동안 KT는 꽤 많은 것이 바뀌었다. 2021년 우승을 경험했고, 시행착오를 겪던 선발진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으며 탄탄한 ‘6선발’을 구축했다. 입대 전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김민에게도 이러한 팀의 모습이 감개무량하다. 그는 “군대에서 팀의 우승을 지켜봤는데 정말 잘한다고 느껴졌다. 함께 고생했던 (배)제성이 형이나 (고)영표 형 등이 큰 무대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니까 기분이 정말 뿌듯했다”라면서 “다음 우승 땐 나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의 각오대로 이젠 김민이 그 일원이 될 차례다. 현재 KT는 치열한 순위 싸움 중으로, 정규시즌 우승은 힘들지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한다면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역전 우승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2년 전 가을야구 엔트리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었던 김민으로서도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그러나 김민은 큰 욕심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남은 시즌 동안 더 많은 경기에 나섰으면 좋겠지만, 감독님이 믿고 맡길 만큼 검증된 모습을 아직 보여주진 못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나는 구속보단 제구와 기복이 이슈인 선수가 아닌가. 남은 경기에서 이 단점들을 조금씩 극복해가면서 차근차근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자 한다"라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는 "올 시즌은 늦게 합류한 만큼 나는 형, 동생들이 만들어 놓은 무대에서 조력자 역할을 잘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한 그는 “올 시즌 불펜진이 정말 많이 던진 것 같다. 이전엔 형들이 세 번 던지던 걸 앞으로 두 번만 던질 수 있도록 내가 보탬이 되는 것만으로도 정말 기쁠 것 같다”라며 남은 시즌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그리고 김민은 그날 바로 약속을 지켰다. 29일 잠실 LG전에서 5회 노아웃 2루 위기부터 7회 2아웃까지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 승리를 지켰다. 선발투수가 조기강판된 상황에서 김민이 멀티 이닝을 소화하며 불펜의 과부하를 줄인 것. 경기 후 만난 김민은 "멀티이닝을 소화하면서 불펜진의 체력을 지켰다는 게 정말 기쁘다”라며 약속을 지킨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진=잠실 윤승재 기자, KT 위즈 제공, 엑스포츠뉴스DB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