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타선 침묵 속에 3연승을 마감했다. 투수들이 제 몫을 충분히 해줬지만 찬스 때마다 방망이가 터지지 않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롯데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5차전에서 0-1로 졌다. 전날 7-1 대승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연승이 끊겼다. 5위 KIA와의 격차가 2경기로 유지되기는 했지만 잔여 경기 일정상 5강 다툼이 더욱 불리해졌다.
롯데는 이날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5이닝 5피안타 3볼넷 1사구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에이스의 역할을 해냈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불펜투수들도 김유영 ⅔이닝, 김도규 ⅓이닝, 최준용과 구승민이 나란히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LG 투수들의 어깨도 만만치 않았다. LG 이민호가 6이닝 5피안타 무4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게임의 주도권은 여전히 LG가 가지고 있었다.
롯데도 흐름을 바꿀 기회는 충분히 있었다. 7회초 2사 1·2루에서 이호연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게 아쉬웠지만 8회초 선두타자 신용수의 2루타, 잭 렉스의 2루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만들면서 LG를 압박했다.
그러나 롯데는 스스로 무너졌다. 이대호가 LG 투수 이정용을 상대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려보냈지만 3루수 문보경의 글러브에 그대로 빨려 들어가며 직선타로 아웃됐다.
여기까지는 운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1루 주자의 움직임이었다. 롯데 벤치가 대주자로 투입한 장두성이 치명적인 본헤드 플레이로 찬물을 끼얹었다.
장두성은 타구를 끝까지 확인하지 않은 채 2루로 스타트를 끊었고 뒤늦게 이대호가 직선타 처리된 것을 알게 됐다. 1루 귀루를 시도했지만 공은 이미 3루수 문보경의 손을 떠나 1루수 채은성의 미트에 들어온 뒤였다.
순식간에 아웃 카운트 두 개가 사라진 롯데는 계속된 2사 3루에서 전준우가 범타에 그친 뒤 9회초 LG 마무리 고우석에 지시완-안치홍-한동희가 삼자범퇴로 물러나면서 무릎을 꿇었다.
8회초 장두성이 아웃되지 않고 1사 1·3루 기회를 이어갔다고 하더라도 득점을 얻을 수 있었을 거라고는 장담할 수는 없지만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던 상황에서 자멸한 것은 분명하다.
롯데는 매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사활이 걸린 경기에서 이처럼 상대팀이 압도적으로 잘해서가 아닌 주루, 수비에서의 실수로 승리를 헌납하는 악순환이 반복돼왔다.
이대호의 은퇴투어가 진행되는 올 시즌만큼은 이 같은 불명예 전통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지만 고질병이 또 도졌고 가을을 향한 희망의 불씨도 희미해졌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