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가수 아이유(IU)가 첫 콘서트 이후 10년, 데뷔 14주년, 그리고 30대 첫 콘서트라는 여러 의미의 시점에서 새로운 출발을 위한 노력을 엿보였다.
아이유는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2022 단독 콘서트 '더 골든 아워 (The Golden Hour) : 오렌지 태양 아래(이하 '더 골든 아워')'를 열었다.
오후 7시, 오렌지빛 석양과 함께 '에잇'으로 포문을 연 이번 콘서트는 '금요일에 만나요' '팔레트' '내 손을 잡아' '좋은 날' '라일락' '나만 몰랐던 이야기' '밤편지' '너랑나' 등 아이유의 수많은 히트곡 무대로 꽉 찬 시간이었다.
국내 여자 가수 최초로 '꿈의 무대'라 불리는 올림픽주경기장 무대에 오른 아이유는 탄탄한 서사와 압도적인 스케일의 콘서트를 선보이며 현장의 4만 여 관객들을 황홀하게 만들었다.
인이어가 잘 들리지 않는 돌발 상황에 "진땀을 뺐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하고, 수만 명의 관객들과 함께하는 떼창에 큰 감동을 받은 듯 감탄만 거듭하는 등 아이유의 단단한 내공과 팬들을 향한 진심 어린 마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특별히 이날은 아이유의 데뷔 14주년 기념일 당일이기에 뜻깊은 의미를 더했다. 아이유 역시도 "콘서트하면서 데뷔 기념일까지 맞출 수 있다니, 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아"라며 자랑스러워하기도.
아이유는 이를 기념하며 이날 데뷔 14주년을 기념, 자신의 이름과 팬클럽 유애나 이름을 합친 '아이유애나'로 소아암·여성암 및 보호 종료 아동을 위해 총 2억 원을 기부, 또 한 번 선한 영향력을 보여줘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콘서트에서 아이유는 그의 대표곡 '팔레트'와 '좋은날'과의 공식 이별을 선언, "졸업하는 날"이라 밝혔다. '팔레트'의 경우, 스물 다섯 살의 가장 좋았던 시기가 담겼던 곡을 "스물 다섯의 지은이에게" 남겨주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어쩌다 보니 서른 살이 됐다"는 아이유의 아쉬움이 역력했지만, 소중한 추억을 묻어두고 싶다는 아이유의 속내를 읽을 수 있었다.
더불어 '좋은날'을 졸업시키면서는 울컥한 모습을 보인 아이유였다. 아이유는 당시 18살의 어린 나이에 완벽한 고음을 소화하며 대세 가수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좋은날'을 "출세곡"이라 표현할 만큼 각별한 의미를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유가 더 이상 공식적인 셋리스트에서 '좋은날'을 부르지 않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아이유는 "'좋은날'이 워낙 터지는 곡이기도 하고, 3단 고음을 지른 후 퇴장을 하는 순서가 항상 정해져 있었다. 그렇게 부르면 '좋은날'의 배치가 너무 뻔해지니까, 새로운 셋리스트 짜기가 어려워지고 늘 비슷해져서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제 저도 30대가 됐기 때문에 '오빠가 좋은걸'을 부를 오빠가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 초등학생 팬들도 많아 보인다. 심지어 초등학생 팬분들은 '좋은날' 부를 때 태어나서 모르는 분들도 많더라"고 덧붙여 장내에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또 아이유는 "저로서도 '좋은날'이 셋리스트에서 빠지면 부담도 많이 되고, 아쉽다. 하지만 더 재밌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시도가 필요한 것 같아서 결정을 내리게 됐다"는 말로 새로운 변화에 대한 간절함을 내비쳐 팬들의 응원을 자아냈다.
화려하고 반짝이는 드레스보다 단정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수트 착장이 더 좋다는 아이유. 9월의 예상치 못한 늦더위 속에 함성을 지르는 관객들이 탈진할까봐 걱정하는 아이유.
첫 콘서트 이후 10년 간 꾸준히 공연으로 대중과 소통하면서도 매 순간 새롭고, 감동 받는다는 아이유의 고민과 노력이 깃든 '더 골든아워'였다.
사진=EDAM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