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영종도, 김지수 기자) 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가 아이스링크가 아닌 야구장에서 번뜩이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기대했던 홈런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수비와 재치 있는 입담이 빛났다.
곽윤기는 17일 인천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FTX MLB 홈런더비 X 서울'에서 LA 다저스 소속으로 출전했다. 빅리그 통산 317홈런에 빛나는 아드리안 곤잘레스와 KBO 레전드 정근우, 미국 여자야구 국가대표 애쉬튼 랜스델과 팀을 이뤘다.
곽윤기는 이승엽, 2008 메이저리그 신인왕 지오바니 소토, 미국 여자야구 국가대표 알렉스 휴고, 축구 콘텐츠 크리에이터 스펜서 오웬으로 구성된 시카고 컵스팀과의 준결승에서 홈런을 때리지는 못했다. 대신 특정 구역으로 타구를 보낼 경우 점수를 획득하는 히트존 득점으로 타격에서 팀에 2점을 안겼다.
수비에서는 '라이언킹' 이승엽의 타구를 2개나 잡아내면서 2점을 더 뽑아냈다. 곽윤기가 이승엽의 날카로운 타구를 재빠른 움직임으로 글러브로 낚아채자 지켜보던 팬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같은 팀 선수들은 자신이 홈런을 쳤을 때보다 더 기뻐하면서 곽윤기의 플레이에 찬사를 보냈다.
다저스의 준결승 승리에는 곽윤기의 지분이 적지 않았다. 아드리안 곤잘레스와 정근우 모두 "곽윤기가 MVP"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정식 야구 경기가 아닌 특별 제작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홈런 레이스 이벤트 경기지만 이승엽의 타구를 직접 잡아낸 것도 대단한 일이었다.
곽윤기는 "주위에 야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평생 얘기할 수 있는 안줏거리가 생겼다"고 웃은 뒤 "야구선수들과 함께 뛴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수비에서 공까지 잡아 정말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FTX MLB 홈런더비'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야구의 세계화를 목표로 지난 7월 영국 런던에서부터 시작됐다. 곽윤기는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런던 행사부터 참가했고 당시 홈런을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비록 이날 준결승과 결승 모두 홈런을 때리지는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다저스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기분 좋게 일정을 마무리했다. 동료들과 샴페인 샤워를 하면서 우승의 기쁨을 한껏 만끽했다.
야구가 메인 이벤트인 이날 행사에서는 곽윤기의 최근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가장 많은 사인 요청을 받았고 곽윤기도 이에 일일이 응하며 친절하게 팬서비스를 했다.
곽윤기는 "역시 단체전은 팀원들을 잘 만나야 되는 것 같다. 우승을 해서 기분이 좋다"며 "사실 야구를 시작한 지 이제 4~5개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 어려운 스포츠라는 걸 느낀다. 다음 홈런더비는 멕시코인데 남은 기간 열심히 훈련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훈련량을 늘려야 할 것 같다. 수비보다 타격 훈련을 더 많이 했는데 앞으로 타격에 더 중점을 두고 열심히 연습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