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고려대학교 투수 김유성이 '불명예 재수'를 거쳐 KBO리그 입성을 노린다. 학교 폭력 가해 논란이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10개 구단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KBO는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23 KBO 신인드래프트'를 개최한다. 총 1165명의 선수들이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가운데 이중 110명의 선수들만이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게 된다.
대학 선수는 졸업예정자 300명과 올해부터 도입된 얼리 드래프트에 따라 2학년 재학 선수 59명도 도전장을 던졌다. 얼리 드래프트 참가 선수에는 김유성도 포함됐다.
김유성은 올해 대학리그 12경기에서 40⅓이닝 5승 2패 57탈삼진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신장 191cm의 건장한 체격 조건과 150km 초반대의 빠른 직구를 뿌리는 우완 파이어볼러로 어느 구단이나 매력을 느낄만한 잠재력을 갖췄다.
A 구단 관계자는 "컨디션이 좋을 때는 즉시전력감으로도 손색이 없는 구위다. 올해 모습만 놓고 본다면 최대어로 꼽혔던 덕수고 심준석보다 괜찮아 보인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몇몇 구단 프런트는 "김유성을 뽑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놓친다면 후회할 것 같다"며 김유성을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눈치싸움은 펼쳐지겠지만 2라운드에서 김유성이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선뜻 김유성을 데려오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김유성의 경남 내동중학교 재학 중 학교 폭력 가해 문제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게 문제다.
김유성은 당초 김해고 3학년 시절이던 2020년 8월 신인 1차지명에서 연고지역 구단 NC의 선택을 받았지만 학교 폭력 가해 논란이 불거지며 지명이 철회됐다. 한 달 뒤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다른 9개 구단이 김유성을 외면하면서 김유성의 프로 입성은 좌절됐다.
김유성은 이후 야구를 이어가기 위해 고려대 진학을 택했지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출전 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아 지난해에는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올해부터 공식 경기 출전은 허용됐고 호성적을 바탕으로 다시 프로에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여전히 팬들의 시선은 호의적이지 않다.
최근 두산 이영하, LG 김대현이 선린인터넷고 재학 시절 학교 폭력 가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부분도 김유성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유성 지명은 수많은 비판 여론을 감수해야 하기에 김유성 지명은 엄청난 결단이 필요하다.
학교 폭력 가해자라는 꼬리표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올 시즌 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로 성장한 키움 안우진은 휘문고 재학 중 후배를 폭행한 일로 현재까지도 야구팬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안우진의 경우 피해자 측과 프로 입단 전 합의를 마쳐 지난 2년간 줄지어 이어졌던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학폭 미투'와는 거리가 있다.
B 구단 관계자는 "김유성은 결국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고 관계를 회복하는 게 관건일 것 같다"며 "드래프트 당일 김유성의 행보에 대부분의 팀들이 주목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사진=NC 다이노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