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이 추석 연휴 마지막 날 패전의 쓴맛을 봤다. 대기록 달성에는 성공했지만 팀의 연승이 끊기면서 고개를 숙였다.
양현종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6차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10피안타 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1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을 안타로 1루에 내보냈지만 호세 페르난데스-강승호-김재환을 차례로 범타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3회까지 두산 타선을 압도하고 쉽게 게임을 풀어갔다. KIA 타선도 1, 2회 한 점씩 뽑아내며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하지만 양현종은 4회부터 고전하기 시작했다. 1사 1·2루에서 허경민에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면서 스코어가 1-2로 좁혀졌다. 김재호를 외야 뜬공, 장승현을 삼진으로 잡고 추가 실점 없이 4회말을 끝내며 한숨을 돌렸다.
5회말에는 2사 1·2루에서 두산 4번타자 김재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KBO 역대 두 번째 1800 탈삼진 고지를 밟으면서 시즌 12승을 향해 힘차게 달려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양현종은 6회말 완전히 무너졌다. 선두타자 양석환에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한 뒤 곧바로 허경민에 또 한 번 2루타를 맞으면서 무사 2루의 위기에 몰렸다. 김재호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렸지만 대타로 나온 김민혁에 적시타를 내주면서 게임이 2-3으로 뒤집혔다.
승리투수요건이 사라진 양현종은 안정을 찾지 못했다. 2사 후 정수빈에 적시타를 내주면서 자책점은 4점까지 늘어났다. 6회에만 3실점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양현종이 무너진 KIA도 덩달아 흔들렸다. 3회부터 8회까지 타선이 득점에 실패한 뒤 2-6으로 뒤진 9회말 한 점을 만회하는데 그쳐 4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양현종 개인으로서는 시즌 12승 무산은 물론 올 시즌 한 경기 가장 많은 10피안타를 허용하는 등 내용 면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직구 최고구속 150km를 찍는 등 컨디션과 몸 상태에는 이상이 없어 보였지만 두산 타자들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8월 5경기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6.99로 주춤했던 가운데 이달 들어서도 반등의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올해 팀 내 다승 1위는 물론 가장 많은 이닝을 책임지는 등 에이스 역할을 잘 해내고 있지만 KIA의 가을이 조금 더 편해지기 위해서는 양현종이 조금 더 힘을 내줘야 한다. 양현종이 살아나야만 호랑이의 발톱이 더 날카로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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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