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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라울

기사입력 2007.11.15 22:23 / 기사수정 2007.11.15 22:23

유형섭 기자

확실히- 라울 곤잘레스는 다시 한 번 부활하였다.  그를 끝까지 믿은 모든 마드리디스모들을 배반하지 않고 결국 팀의 아이콘, 약속된 득점원으로 부활한 것이다.

누군가는 말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퇴락해버린 이유는 갈락티코정책이 아니다.  라울 곤잘레스를 너무 믿고 말았기 때문이다" 라고.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차마 꺼낼 수 없던 '금기'와도 같던 그 말과 함께 결국 '모레알위에 지어진 성' 레알 마드리드는 끝이 보이지 않는 구렁텅이 속으로 무너져버렸다.

모래늪에 발에 빠져버린 지도 모른 채 무너지는 성을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던 황제 라울 곤잘레스는 덧없이 사스러져 버린 그의 성이 잠든 구렁텅이로 자기도 모른 채 향하고 있었다.  아니, 알면서도 그는 발을 뗄 수 없을 것이다.  확실히, 1년 전인 2006년의 초겨울에는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리 회장이 바뀌어도, 최고의 감독을 데려와도, 최고의 선수들을 데려와도, 무너지는 성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순 없다고.

맞는 말이었다.  무너지기 시작해 성 꼭대기만 남은 성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다시 일으켜 세울 순 없었다.  그렇기에 세계 최고의 '건축가' 파비오 카펠로는 지금까지의 성을 버리고 그 위에 ‘새로운 성’을 짓기 시작하였다.  다시 한 번 바닥부터 기본틀을 잡고, '젊은' 보강재를 덧붙이며 견고하며 쉽게 무너지지 않는 성을 만들었다.  그렇게 성 꼭대기에 위치한 황제는 다시 한 번 세상을 호령할 기회를 얻게 되었고, 자기를 비난하던 무리에게 자비 없이 '칩샷'을 날려주었다.

그렇게- 라울 곤잘레스는 다시 한 번 부활하였다.  그를 끝까지 믿던 모든 마드리디스모들을 배반하지 않고 결국 팀의 아이콘, 약속된 득점원으로 부활한 것이다.

축구는 '누가 몇 골을 넣었냐?'로 좌지우지되는 종목이 아니다. 오로지 최종 승부로서만 판가름나는 스포츠다.  승리를 위해서는 팀을 이끌 중심축, 리더가 가장 중요하다. 06/07시즌 후반기, 환골탈태한 레알 마드리드의 중심을 이루는 선수로써 수많은 선수가 있지만, 단연 그들을 이끈 선수는 라울 곤잘레스였다.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약진의 중심에는 항상 라울이 있었고, 결국 그는 시벨레스호수에 오를 만한 가치를 자신을 싫어하던 사람이던, 열광하던 사람이던 모두에게 공평히 증명해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초반의 레알 마드리드는 놀랍다.  영입된 선수들의 활약보다도, 기존 선수들이었던 구티, 라모스의 팀을 살리는 플레이.  그리고 진정한 골잡이로 부활한 라울과 반 니스텔로이의 고른 활약이 현재 팀을 리가 1위를 고수하도록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케르, 아넬카, 무니티스, 모리엔테스, 호나우두, 오웬, 밥티스타등 여러 파트너와 맞춰가면서 그는 결국 세계 최고의 섀도 스트라이커로 변해갔고, 레알 마드리드라는 팀의 수장이란 표식에 걸맞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제 프리메라리가, 챔피언스리그, 코파 델 레이의 세 대회의 석권을 노리는 팀 중 하나로 다시 한 번 찬란한 영광을 누리려 하고 있다.  물론 그 중심에는 라울이 있을 거란 말은 타자치는 손이 아플 정도로 당연한 일이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라울 곤잘레스의 눈에는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스페인 국가대표.  아라고네스의 부름을 받아 다시 한 번 세계대회에 스페인 국가대표의 주장으로써 피치를 위를 달리고픈 욕망이 내재하여있는 것이다.

얼마 전, 부상으로 인해 차출되지 않은 비야를 대신해 차출된 라울 타무도가 등번호 7번을 거부한 적이 있고, 그 외 다른 선수들도 7번을 아무도 선택하지 않아 공석으로 남게 된 적이 있었다.  그건 부상으로 뽑히지 않은 비야를 위하여 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수들이 라울 곤잘레스를 기다린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졸전 끝 승리로 유로예선을 거치고 있는 스페인 국가대표팀에겐 라울 곤잘레스가 필요하지 않다고 아라고네스는 생각하고 있는 걸까?

현재 라울과 환상의 조합을 이루고 있는 반 니스텔로이 역시 한때는 반 바스텐의 플랜에서 제외된 적이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네덜란드 국가대표에서 실망적인 모습을 보인 반 니스텔로이.  하지만, 그는 어떤가? 지금의 반 니스텔루이는 마드리드 소속으로써 리가 우승과 리가 피치치라는 명함을 내밀며 아무런 잡음도 없이 네덜란드 국가대표의 스트라이커자리를 되찾았다.

이번 시즌은 라울 곤잘레스라는 선수의 커리어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세계최고의 메디아푼타로써, 유로2008가 다가오는 이 시점에 스페인 국가대표 주장으로써, 그리고 어떤 선수라도 경배할 수밖에 없는 세계최고의 축구선수 중 하나로써 이 모든 걸 증명해 보여야 한다. 

앞으로도- 라울 곤잘레스는 그를 끝까지 믿던 모든 마드리디스모들을 배반하지 않고 결국 팀의 아이콘, 약속된 득점원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유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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