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4.18 07:22 / 기사수정 2011.04.18 07:22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한화가 꽤나 배 아프게 됐다.
올 시즌 한화가 아닌 KIA로 유턴한 이범호(30)가 유독 친정팀 한화에 강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이범호는 지난 15~17일 광주 한화전서 어김없이 3번타자 3루수로 출장해 무려 12타수 6안타(5할)를 뽑아냈다. 지난 5~6일 대전 원정서는 8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홈으로 친정팀을 불러들여서는 맹타를 터트린 것.
타격 내용도 알짜배기였다. 17일 경기서 한화 선발 장민제의 조기 강판(1⅓이닝 5피안타 5실점)을 이끌었다. 1회 2사 후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얻어냈고, 이후 나지완과 김상현의 연속 안타 때 선취득점을 했다. 2회에는 1사 1,2루 상황에서 3-0으로 달아나는 중전 적시타를 뽑아내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KIA쪽으로 이끌었다. 결국 장민제는 그의 선취 득점과 달아나는 타점에 강판되고 말았다.
이범호는 15~16일 경기서도 1타점에 그쳤지만 무려 5안타를 몰아치며 KIA 공격의 뇌관 노릇을 톡톡히 했다. 특히 16일 경기서는 2-2가 되는 동점 타점과 8회말 팀 베팅으로 동점 주자를 3루에 보내기도 했다. 이용규-김선빈의 밥상 차리기가 다소 부실했으나 직접 팀 득점의 전령사가 된 것. 이로써 이범호는 시즌 타율을 0.333으로 끌어올렸다. 15일 광주 한화전 이전까지의 타율이 0.278이었던 걸 감안하면 친정팀 투수들이 이범호의 ‘타격 조율사’가 된 셈이다.
타자의 경우 친정팀 투수들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이곤 한다. 어차피 서로 특성, 장, 단점을 꿰뚫고 있는 상황서 타자의 경우 확실한 노림수를 갖고 타석에 들어서면 안타의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 반면 투수의 경우 그걸 알면서도 종종 실투를 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타자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다만 공교롭게도 이범호가 한화를 상대로 뽑아낸 7안타의 희생양이 데폴라 장민제 오넬리 등 함께 유니폼을 입은 적이 없는 선수가 대부분이었다는 게 눈에 띈다. 이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일까.
투수 입장에서는 이범호와 함께 뛰어본 적이 없지만 한화가 그 누구보다 이범호를 잘 알기 때문에 투수들이 풍부한 정보를 접했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이범호는 친정팀이라고 할지라도 전혀 모르는 투수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불리한 승부였다. 그만큼 한화의 축적된 분석 속 이범호의 타격 센스가 살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KIA는 17일 경기서 나지완이 발목에 부상을 입어 경기 중 교체됐으나 김상현이 올 시즌 첫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타격 상승세를 예고했고 최희섭마저 올 시즌 첫 홈런을 쏘아 올리며 이범호와 시너지 효과를 낼 준비를 마쳤다. 시즌 초반 친정팀에 고마울 법한 이범호. 아울러 그러한 이범호를 바라보는 한화는 씁쓸함을 지울 수 없을 듯하다.
[사진=이범호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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