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4.18 03:11 / 기사수정 2011.04.18 03:11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지난해 열린 2011 신인 드래프트의 큰 특징은 '뽑을 만한 선수'가 많았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선수가 덕수고 김진영(시카고 컵스) 한 명뿐이었던 가운데, 유난히 '초고교급 에이스'로 불렸던 투수들이 많이 배출됐던 것도 그 원인 중 하나였다.
대학 무대를 호령했던 선수들이 많았던 것도 호재였다. 이들은 미국 프로구단 입단의 유혹을 과감히 뿌리치고, 국내무대 잔류를 선언한 바 있다. 특히, 유창식(한화 이글스)은 광주일고 재학시절부터 메이저리그 구단의 적지 않은 '러브콜'을 받았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1, 2라운드 지명에서는 예상대로 구단마다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는 선수들을 뽑았다. 유창식을 필두로 임찬규(LG), 윤지웅(넥센) 등은 1군 무대에서도 전천후로 활약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했다.
신인지명 1라운드에 지명받은 이들이 모두 '즉시 전력'이라는 평가대로라면, 대부분 1군 무대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그 평가와는 상반된 결과를 안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고교/대학무대 성적의 '허와 실'
17일을 기준으로 8개 구단 1군 엔트리를 살펴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중고신인을 제외한 '2011 드래프트 선발 신인'의 비중이 상당히 낮다는 점이 그것이다. 드래프트를 통해 선정된 78명의 신인 중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총 네 명이다. 1라운드 지명자 중 엔트리에 올려져 있는 선수는 LG의 임찬규(사진▲)가 유일하다.
당장 올 시즌부터 경기에 투입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이들이 대부분 2군 무대를 전전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한 스카우트는 "고교 시절에서 아무리 잘 던졌다 해도 정작 프로에 와서 불펜 피칭을 시켜보면, 140km를 넘기는 경우가 드물다"라며 다소 의외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고교 시절 많이 던진 후유증이 프로에 와서야 드러난다는 사실.
프로라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여 아직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그것이다. 오히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9~10라운드에서 선발한 투수의 구위가 좋다는 귀띔을 하기도 했다.
사실 고교/대학무대에서 호성적을 냈다고 해서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스피드건을 지닌 채 야구장을 찾는 스카우트들 앞에서 무엇인가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어린 선수들이 '오버페이스'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동의대를 졸업한 윤지웅도 이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보인 바 있다.
실제로 최근에는 2010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이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만큼 고교/대학무대를 평정한 이후 프로무대를 바로 평정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최근 3년간 선발된 신인왕이 모두 '중고 신인'임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어찌되었건 간에 2군 무대에서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신인들이 언젠가 반드시 1군 무대에서 자신들의 진가를 드러내 보이기를 기원한다.
[사진 = 2011 프로야구 신인들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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