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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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받아야 더 잘 치는 피렐라, 식지 않는 방망이 원천은 수비

기사입력 2022.09.04 09:00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이 사실상 무산된 삼성 라이온즈에게 큰 위안을 주는 존재는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다. 

피렐라는 4일 현재 115경기 타율 0.347 24홈런 91타점 OPS 0.992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사자군단의 타선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에도 140경기 타율 0.286 29홈런 97타점 OPS 0.992로 리그 최정상급 타자의 면모를 보여줬지만 KBO 2년차를 맞은 올해 한층 더 강력해졌다.

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피렐라의 존재감이 가장 눈에 띄었다. 스포트라이트는 315일 만에 승리투수가 된 백정현(6이닝 무실점)에게만 쏠렸지만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 2볼넷으로 두산 마운드를 무너뜨린 피렐라의 활약도 승부에 큰 영향을 끼쳤다.

기복도 전혀 없다. 외려 후반기 33경기서 타율 0.363 7홈런 32타점 OPS 0.999로 시즌을 거듭할수록 방망이에 더 불이 붙는 모습이다. 2021 시즌 전반기 타율 0.312 20홈런 65타점, 후반기 타율 0.249 9타점 32타점으로 전혀 다른 타자가 됐던 아쉬움을 씻어냈다.

박진만 삼성 감독 대행은 피렐라가 지난해 후반기 주춤했던 이유를 몸 상태에서 찾았다. 발바닥 통증 여파로 외야 수비를 소화하지 못하면서 타격감도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피렐라는 올 시즌 출전한 115경기 중 지명타자 출전은 19차례로 대부분의 게임에서 좌익수로 나섰다. 지난해는 외야수로 선발출전한 횟수가 37번에 그치며 사실상 지명타자로 시즌을 치렀다고 봐야 한다.

박 대행은 "피렐라가 지난 시즌 대부분 지명타자로만 나섰지만 올해는 외야 수비를 많이 하면서 집중력이 올라갔다"며 "수비를 꾸준히 하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아졌고 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 대행이 지켜본 피렐라는 경기 내내 '열'을 내야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유형의 선수다. 개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지명타자로 출전하면 수비 시 더그아웃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며 몸을 달구더라도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 대행은 "야수들은 수비도 하면서 뛰어다니다가 타석에 들어가는 것과 아닌 경우 집중력이 달라진다"며 "피렐라는 수비를 하면서 몸이 식지 않도록 열을 내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피렐라 본인도 아프지만 않다면 외야 수비를 계속 나가고 싶다고 말한다"며 "호수비 후 타격에서 좋은 기운을 받고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피렐라도 비슷한 맥락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피렐라가 외야 수비를 소화하는 건 피렐라 본인뿐 아니라 삼성 야수진 운용의 폭도 넓혀준다. 주전포수 강민호를 비롯해 팀 내 베테랑 타자가 많은 만큼 지명타자 로테이션을 통한 체력 안배에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삼성은 비록 후반기 잔여 경기에서 순위 싸움이 아닌 유종의 미를 목표로 움직이지만 내년까지 바라본다면 수비 되는 피렐라의 존재는 반드시 필요하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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