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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살 공장장 전락한 쿠바산 타격 기계, KBO 최초 불명예까지 썼다

기사입력 2022.09.03 09:30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한국 야구를 호령했던 쿠바산 타격 기계가 병살타 생산 공장으로 전락했다. KBO 최초 한 시즌 30병살타의 불명예를 쓰면서 내년 재계약 가능성이 더 희미해졌다.

두산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4차전에서 4-16으로 무릎을 꿇었다. 전날 9회말 극적인 끝내기 역전 결승타로 2연패를 끊었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1회초 롯데에 선취점을 뺏겼지만 2회말 터진 양석환의 역전 2점 홈런포로 리드를 빠르게 되찾아왔다. 선발투수 박신지의 제구 난조로 3회초 3실점하면서 2-4로 경기가 뒤집혔지만 3회말 1사 후 허경민의 볼넷, 정수빈의 안타로 추격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두산은 호세 페르난데스가 롯데 선발 댄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물러나며 점수를 얻지 못했다. 이후 4회부터 9회까지 매 이닝 롯데에 점수를 헌납하면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페르난데스는 이날 병살타로 KBO 최초 정규시즌 30 병살타의 주인공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유구한 역사랑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18번 밖에 나오지 않았던 불명예 기록을 페르난데스가 작성했다.

페르난데스는 2019년 두산과 계약을 맺고 KBO리그에 도전장을 던진 뒤 승승장구했다. 첫해 타율 0.344 197안타 15홈런 88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두산의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최다 안타 타이틀과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도 페르난데스의 차지였다.

이듬해인 2020 시즌에는 방망이가 더 강해졌다. 타율 0.340 199안타 21홈런 105타점으로 특유의 정교함은 유지하면서 장타력까지 업그레이드됐다. 1개가 모자라 KBO 역대 두 번째 200안타는 무산됐지만 페르난데스의 퍼포먼스는 리그 최정상급으로 평가받을만했다. 2년 연속 최다 안타왕과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품고 코리안 드림을 이어갔다.

지난해에도 표면적인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타율 0.315 15홈런 81타점으로 주축 타자의 역할을 해줬다. 수비, 주루에서 기여도가 거의 없기는 하지만 페르난데스의 타격 실력 하나만큼은 두산에 꼭 필요한 요소였다.

하지만 올해는 생산성이 뚝 떨어졌다. 3일 현재 시즌 타율 0.300 6홈런 64타점으로 타점을 제외하면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장타율(0.386)은 4할대 밑으로 떨어졌고 찬스 때마다 잦은 병살타로 흐름을 끊어 먹는 경우가 잦아졌다.

두산은 김재환, 양석환이 동반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페르난데스의 방망이까지 날카로움이 떨어지자 공격 생산성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팀 타율은 0.249로 10개 구단 중 9위, 득점도 506득점으로 공동 7위다. 올 시즌 성적이 8위까지 추락한 데는 타선 약화가 결정적이었다.

이 책임을 온전히 페르난데스에게만 돌릴 수는 없지만 분명한 건 올해 두산의 하위권 추락은 페르난데스의 기량 하락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두산의 가을야구 희망이 점점 더 희박해지는 가운데 페르난데스와의 동행도 멈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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