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윤승재 기자) 타율 0.476이 0.105로, 7월 뜨거웠던 사나이의 방망이는 8월 차갑게 식었다. 답답한 마음에 경기장을 떠날 수 없던 그는 어둠이 내려앉은 그라운드에 남아 방망이를 휘둘렀다. 황대인과 함께 야간 특타를 지원한 그는 그렇게 며칠을 늦은 밤까지 구슬땀을 흘리며 타격감을 끌어 올리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그의 노력은 18일과 19일 이틀간 열렸던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 결실을 맺었다. 18일 경기에선 비록 패했지만 5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되찾았고, 이튿날인 19일 역시 멀티안타 맹타는 물론, 생애 최초의 끝내기 홈런까지 쏘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9회 선두타자 안타와 10회 역전 3점포까지 모두 결정적인 순간에 그의 방망이가 빛났다.
경기 후 만난 이창진은 모처럼 환한 웃음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끝내기 땅볼 경험은 있었지만, ‘끝내기 홈런’은 이번이 처음. 이창진은 “끝내기 홈런은 처음이다. 정말 짜릿하고 좋다”며 짜릿한 끝내기의 여운을 이어갔다. 이날 끝내기 홈런과 전날 2안타 맹타까지 돌아본 그는 “현재까지는 야간 특타의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라면서 환하게 웃었다.
7월 불방망이로 생애 첫 월간 MVP까지 수상했던 그. 8월엔 왜 갑자기 타격감이 떨어진 걸까. 이에 이창진은 “욕심이 생겼던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안 좋은 공들은 스윙을 참았어야 했는데, 결과를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마음이 급해졌다. 그래서 부진이 있었던 것 같다”라며 지난 경기들을 돌아봤다.
타격감이 가뜩이나 좋지 않은데, 공교롭게도 그에게 득점권 찬스가 유독 많이 찾아왔다.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8월 1일부터 17일까지 맞이한 득점권 찬스는 13번. 이는 박찬호(17개) 다음으로 팀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권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그는 13번의 찬스에서 볼넷 3개와 희생플라이 1개를 기록했을 뿐, 단 한 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창진은 “2번타자로서 중심 타선에 기회를 이어줘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내가 막 끊어 먹는 느낌이라 팀원들에게 너무 미안했다”라며 지난날을 돌아봤다. 그래서 이날 3점포가 그에겐 매우 뜻깊은 홈런이었다. 그는 “이 한 경기만을 가지고 말하긴 그렇지만,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날의 홈런을 기폭제로 삼아 또 한 번의 반등을 노리고 있는 그다. 이창진은 “지금 우리 팀이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오늘의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서 내일(20일)부터 또 연승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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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