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배우 故강수연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진다.
영화사에 굵은 자취를 남긴 강수연은 지난 5월 7일 뇌출혈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故강수연은 '씨받이'(1986)로 한국 배우 최초로 제4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월드 스타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1987),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90), '그대 안의 블루'(1992), '장미의 나날'(1994),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한반도'(2006), '달빛 길어올리기'(2011), '주리'(2013) 등에 출연, 한국 영화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이끌었다.
제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집행위원장 박광수)는 고인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마음으로 공로패 수여를 결정했다.
공로패는 생전 고인이 깊은 존경을 표한 바 있는 배우 김지미가 수여한다. 故강수연은 생전 "김지미 선생님을 처음 봤을 때 아우라와 카리스마에 접근조차도 못해 주변만 어슬렁거리다 결국 인사했다"라고 할 만큼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김지미 역시 세계적인 배우로서 영화 행정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후배라는 점에서 평소 강수연 배우를 아끼고 응원했으며 지난 5월 故강수연의 영화인장에서 장례위원회 고문을 맡기도 했다.
'내가 죽던 날'(2020)의 박지완 감독이 연출한 추모 영상은 개막식에서 프리미어로 공개되고, 영화제 기간 중에 열리는 K-Movie Night (여성영화인의 밤)에서도 상영된다.
특별 상영작은 임권택 감독의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27일 오후 8시에 상영된다. 상영 후에는 변영주 감독, 김아중이 스타 토크에 참석해 관객들과 故강수연 이 한국 영화사에 남긴 존재와 자취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황미요조 프로그래머는 "월드스타로서의 강수연, 한국영화의 정점과 함께 하는 강수연은 우리가 추모하고 간직해야 마땅한 공통 기억이지만, 故강수연 배우는 이를 넘어 더 적극적으로 탐구될 필요가 있다. 그가 독자적으로 창조해 낸 공간과 정조, 그리고 당시 여성들과 맺은 공감대는 여성주의적으로 고찰돼야 한다"고 특별 상영의 소회를 밝혔다.
이어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 한 편만 상영하게 돼 무척 아쉽다'는 소감과 함께 "이번 추모 상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열악한 저작권 현황과 필름 보존 상태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 故강수연 배우의 폭과 깊이를 논의하는 것은 마땅히 응답되어야 할 한국 영화의 과제"라고 말하며 고인의 1990년대 출연작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故강수연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시간을 마련한 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오는 25일부터 9월 1일까지 총 8일간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과 문화비축기지에서 개최된다.
사진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엑스포츠뉴스DB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