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타자 잭 렉스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KBO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한국 땅을 밟은지 이제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팀이 기대했던 날카로운 스윙을 보여주며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렉스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1차전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3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전날 KBO 마수걸이 안타 포함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렉스는 이날 1회초 첫 타석부터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두산 에이스 로버트 스탁을 상대로 6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전 안타로 출루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롯데가 0-5로 끌려가던 7회초에는 스탁에게 좌전 안타를 쳐내며 추격의 불씨를 당기는 동시에 멀티 히트를 완성했다. 1사 후 황성빈의 안타 때 2루까지 진루한 뒤 곧바로 터진 이대호의 2루타 때 홈 플레이트를 밟아 귀중한 만회 득점을 팀에 안겼다.
팀의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롯데가 2-8로 뒤진 9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중견수 키를 훌쩍 넘기는 3루타를 때려내 한국 무대 첫 장타의 기쁨을 맛봤다. 이어 고승민의 안타 때 이날 경기 두 번째 득점을 올리며 자신의 역할을 200% 해냈다. 비록 롯데가 5-8로 무릎을 꿇으면서 6연패에 빠졌지만 렉스의 활약은 큰 위안이 됐다.
롯데는 후반기 시작을 앞두고 외야수 DJ 피터스를 웨이버 공시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전반기를 6위로 마친 가운데 후반기 5강 다툼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공격력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판단 아래 렉스를 데려오는 결단을 내렸다.
우투좌타 외야수인 렉스는 올 시즌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타율 0.265 34타수 9안타 3타점, 트리플A에서는 타율 0.331 121타수 40안타 6홈런 21타점 OPS 1.000으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출루율 0.386에서 알 수 있듯 뛰어난 선구안을 갖추고 있어 피터스보다 KBO에서의 성공 확률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롯데가 좋은 선수를 데려왔다"며 "공갈포 기질이 강했던 피터스보다 선구안과 컨택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파괴력 넘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지는 못하더라도 안정적인 모습을 기대할 만하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27일 3안타를 몰아친 뒤 어느 정도 타격감을 회복한 모습이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28일 경기 전 "렉스가 안타를 치지 못할 때도 타이밍은 꾸준했다. 이제 자기 페이스를 찾은 모습이다"라며 "타석에서 조금 더 공을 잘 보기 시작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롯데는 6연패에 빠지면서 7위로 추락했다. 5위 KIA와 격차가 8경기까지 벌어져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 도전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강점이던 마운드 역시 후반기 시작 후 덩달아 흔들리며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롯데가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결국 타선이 터져줘야 하고 특히 렉스의 몫이 중요하다. 렉스가 2경기 연속 3안타의 기세를 몰아 불방망이를 휘둘러줘야만 분위기 반전과 막판까지 5강 다툼이 가능하다.
사진=잠실, 고아라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