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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긍정적인 면만 부각?…'우영우' 감독·작가 "불편함 충분히 공감" [종합]

기사입력 2022.07.26 17:52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유인식 감독과 문지원 작가가 자폐인의 긍정적인 면만 부각된 극중 우영우 캐릭터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선에 입을 열었다.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코리아 그랜드볼룸에서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유인식 감독과 문지원 작가가 참석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다룬 드라마로 16부작 중 8회까지 방송됐다.

그야말로 '우영우' 열풍이다. 첫 회 0.8%로 출발한 시청률은 매회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7회만에 두자릿 수를 넘어섰다. 최고 시청률은 8회가 기록한 13.093%(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기준). 이는 지상파·케이블 채널을 통틀어 수목드라마 1위이자, 주말극·일일극을 제외하고 전체 미니시리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우영우'는 지난 4월 SKY에서 브랜드명을 변경하고 새 단장에 나선 채널 ENA의 역사도 새롭게 쓰고 있다. 동시 공개 중인 넷플릭스에서도 2주 연속 비영어권 드라마 부문 1위에 오르며 뜨거운 글로벌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문지원 작가는 영화 '증인'에 이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자폐인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제 주변에 자폐인이 있는 건 아니었다. 제가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스릴러 영화를 준비하면서였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자료 조사를 하면서 자폐인들이 가진 많은 특성을 보고 놀랐다. 예를 들어 독특한 사고방식, 엉뚱함, 강한 윤리의식, 올곧음, 특정한 관심 분야에 지나칠 정도로 해박함, 뛰어난 기억력, 패턴으로 사고하는 방식에 호감과 매력을 느꼈다. 원래 어두운 장르의 스릴러를 기획하다가 '증인'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헀다. 

'우영우'에 대한 호평도 많지만 일각에서는 우영우 캐릭터가 자폐인을 대표하기에 지나치게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킨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문지원 작가는 "우리 사회를 조금이나마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 있다면 우리 드라마가 아니라 드라마를 계기로 쏟아지는 여러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우리 사회 구성원 한 사람으로서 그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겸허하게 진지하게 경청하려고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영우라는 캐릭터는 다른 드라마 주인공이 다 그렇듯이 창작자들이 어떤 의도를 갖고 창작하게 되는 결과물이다. 그러나 우영우가 부정확한 지식으로 디자인된 캐릭터는 감히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저는 이 세상 어딘가에 우영우 같은 자폐인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작가는 "저희 자문 교수님이 대본을 보고 하셨던 이야기가 '우영우'가 자폐인의 장점 중심의 접근을 하고 있어 마음에 든다는 말이었다. 캐릭터의 명과 암에서 그동안 암에 해당하는 부분이 강조됐다면 '우영우'는 이분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얼마나 흥미롭고 매력적인지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 전공자로서 좋다고 하셨다. 그 말에 힘을 얻어 진행한 부분이 있었다. 우리 드라마를 보고 불편하다고 느꼈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슴 깊이 공감한다는 것 외에 다른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작품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유인식 감독은 "시청자 반응 중 가장 울컥했던 반응이 자폐아를 키우는 어떤 어머니가 올린 영상이었다. 그분은 자폐인을 잘 그려도 속상할 것 같고, 너무 나쁘게 그려도 속상할 것 같아서 안 보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박은빈 표 '우영우'의 자폐의 특성을 귀엽게도 매력 있게 봐주는 반응을 보면서 내 아이에게, 나만 느끼고 있었던 귀여움과 빛나는 부분이 사회적으로도 사랑받을 수 있겠구나 싶어 이 드라마를 사랑하게 됐다는 말이었다. 그 영상을 보고 촬영하면서 많이 울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희 역시 자폐인의 가족들이 보는 자폐인들은 우영우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속상해하실까 우려했다. 작가님이 말씀하셨듯 '우영우는 실제로 존재하느냐', '우영우가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을 대표하냐'고 묻는다면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영우는 우리가 부여한 최고의 스펙과 지적인 능력을 갖고 있으니 대표할 수 없는 사람인 것이 당연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유 감독은 "어떤 드라마를 시작할 때 항상 가정에서 출발하지 않나. '우영우' 역시 자기 세계에 갇힌 자폐인이 수많은 사람들과 부대끼고, 진실과 거짓이 충돌하는 로펌이라는 세계에 들어가 변호사의 길을 걸어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에서 출발한 드라마라서 그 질문을 가장 체화할 수 있는 우영우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낸 것이다. 만약 자폐인이 변호사가 되려고 하는 이야기였다면 또 다른 우영우가 될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러나 특정한 이야기를 가장 잘 이야기 해나가는 주인공으로 설정했고 그 주인공의 리얼함, 현실 가능성이라는 측면보다 이 인물을 통해서 이야기가 잘 전달되고 있는지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또한 "따라서 다른 자폐인들의 고통이나 수많은 이야기들이 잠재해 있는 다른 영역까지 받아안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나아가서 비 자폐인이 자폐인을 연기하고 장애인이 비 장애인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아쉬움에 대한 이야기에도 충분히 공감한다. 현실적으로 산업 안에서 가능하기란 어렵지만 우리 드라마를 통해 장차 자폐인 연기자가 자폐인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고, 그 길이 앞당겨진다면 보람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사진 = ENA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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