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에이스 김광현은 34번째 생일을 맞은 지난 2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등판해 팀 7연승의 발판을 놨다.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이날 8이닝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이면서 시즌 평균자책점을 1.52까지 낮췄다. 지난주 대상포진 감염 여파로 100% 몸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상대 타선을 압도하는 피칭을 보여줬다.
다만 시즌 10승 달성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김광현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SSG가 단 한 점도 얻지 못하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김광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두산 로버트 스탁이 7회까지 SSG 타자들을 상대로 단 한 개의 피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호투로 맞불을 놨다. SSG 타자들은 두산 불펜 필승조 정철원, 최승용을 상대로도 좀처럼 시원한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9회까지 노히트로 묶인 것은 물론 연장 11회초 공격까지 '팀 노히트 노런'의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웃은 건 SSG였다. 연장 12회초 선두타자 최정, 한유섬의 연속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만든 뒤 박성한의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 최경모가 홈 플레이트를 밟아 결승 득점을 올렸다.
김광현은 이튿날 훈련을 마친 뒤 팀이 이겼으니 모든 게 괜찮다며 웃어 보였다. 대상포진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마운드에 오르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다음 등판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다만 김원형 SSG 감독은 잘 던지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김광현이 안쓰러운 듯 평소답지 않은 농담을 던졌다. 김 감독은 더그아웃 한켠에서 취재진과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김광현을 불러 세웠다.
김 감독이 "광현아. 너는 운이 좀 없는 것 같다"고 하자 김광현은 어리둥절한 미소와 함께 "왜 그러시냐"고 되물었다.
김 감독이 "승운이 안 따르는 것 같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지만 김광현은 전혀 게의치 않는 듯 "팀이 이겼으니까 만족한다"는 답을 남긴 뒤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김광현은 올 시즌 16경기에서 9승 1패 평균자책점 1.52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김광현 선발등판 경기에서 SSG는 15승을 챙겼지만 김 감독은 김광현의 승수가 9에 그치고 있는 부분을 아쉬워하는 듯 했다.
김 감독은 "KBO 특급 투수라고 하면 김광현, 양현종이라고 하는데 기대치가 기본 15승이다. 이런 선수들이 매년 꾸준하게 기복 없이 던져주는 걸 보면 대단하게 느껴진다. 항상 어린 투수들에게 자기 공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김광현이 대표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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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