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래퍼 지조가 첫 정규앨범을 자신의 음악 여정 중 하나라고 정의했다.
지조는 18일 오후 6시 첫 번째 정규앨범 ‘CAMPFIRE(캠프파이어)’를 발매했다. 데뷔 11년 만에 처음으로 발매하는 정규앨범 ‘CAMPFIRE’는 그동안 모아둔 음악들을 점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발매에 앞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지조는 모닥불의 너울거리는 불길을 보며 대화를 나누듯 솔직한 마음을 담았다는 이번 앨범처럼 솔직한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11년 만의 첫 정규앨범이지만 지조는 들뜨지 않으려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설레고 긴장된다기보다 조금 시원섭섭하게 약간의 허무함도 있을 것 같다”며 “욕심은 있지만 걱정도 앞선다”는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지조는 “해왔던 거 똑같이 하는 건데”라며 응원이나 격려가 고맙지만 “대박을 이룰 거라는 큰 기대를 하진 않는다”고 담담히 말했다. “제 음악이 남아있다면 과정일 뿐이다. 너무 염두에 두거나 의미를 두려고 하지 않는다”며 “안전하게 저공비행하겠다”는 신조가 묻어나는 답변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오래도록 비행하기 위한 또 한 번의 연료인 이번 정규앨범에는 반응에 휩쓸리기보단 지조 있게 담아낸 14곡이 차곡차곡 담겼다. 스태프들 이외에는 주변 지인들에게 “술 취해 못 참고 들려준 정도”가 전부였다.
소속사 대표인 하하에게도 전곡이 아닌 3곡을 들려준 게 전부라고. 그는 “제가 그동안 만들어왔던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를 지켜주려고 하는 게 있다”며 “‘이 곡이 타이틀로 어떠냐’ 정도가 궁금했다”고 그 역시도 주변 지인들과 마찬가지로 피드백을 해준 사람 중 한명일뿐임을 밝혔다.
지조는 과거 2017년 한 인터뷰에서도 정규앨범을 작업 중이며, ‘CAMPFIRE’라는 타이틀까지 언급한 바 있다. 꼬박 5년이 지나 앨범이 나온 것에 지조는 “낼만한 시기가 안 맞았다. 그때 작업했던 노래들이 장작처럼 쌓였는데 (곡 중) 절반이 3, 4년 됐다. 그 이후에 신곡을 추가했다”고 했다.
“적시가 언제인지 모르겠으나 때를 기다리고 있다가 원활한 활동을 할 수 있을 때”를 기다렸다고. 지조는 “저에게 낼 수 있는 발매시기를 마련을 해주셨고, (그간)해둔 게 있으니 자연스럽게 진행됐다”고 앨범이 발매되기까지의 비하인드를 밝혔다.
14곡 중 ‘한국은행’과 ‘삐뚤빼뚤’을 더블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이유가 있을까. ‘한국은행’은 한국에 있는 모든 은행처럼 많은 돈을 모아 언젠가 네가 힘들 때 힘이 되어주겠다는 마음을 담은 곡. 이에 대해 지조는 “자랑하고 싶은 건 인정욕에서 발현된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자랑하는 것과 제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모두가 그런(플렉스하는) 삶을 영위한다 하더라도, 아끼는 부분이 있을 거다”라며 배송비나 배달팁에 작아지곤 할 때를 언급했다. 지조는 “그런 부분이 공감 가는 가사로,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자 했다. ‘소시민적인 일상’이 나다운 것 같았다. 그렇게 풀어야 좀 더 직관적으로 관통하지 않을까 했다”고 설명했다.
‘삐뚤빼뚤’은 마음처럼, 계획처럼 이뤄지지 않는 삐뚤빼뚤한 인생에서도 그 나름의 의미를 찾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곡. 지조는 프로듀서 비앙(Viann)과 피처링에 참여한 언오피셜보이를 언급하며 “사운드도 요즘 스타일로 잘 나왔고, 피처링도 지금 힙합을 많이 듣는 친구들에게 인지도가 있어 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그들과 함께 하는 노래를 통해 새롭게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노래 자체가 주는 유니크함도 있지만. 인생이 평탄하지만은 않잖나. 이런 걸 철학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너무 진부한 것 같아서 삐뚤빼뚤 생각보다 잘 안 되는 인생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콴엔터테인먼트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