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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대승 카드' 안데르손, 새로운 외계인의 강림?

기사입력 2007.10.24 18:00 / 기사수정 2007.10.24 18:00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형진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공격력이 폭발하고 있다.

시즌 초반 '1-0' 팀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공격에서 부진을 겪었던 맨유. 이런 맨유가 10월 들어 무서운 고공행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위건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둔 맨유는 아스톤 빌라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네 골을 터뜨리며 4-1 대역전승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23일, 디나모 키에프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 경기 역시 4-2로 승리하며 힘겨운 우크라이나 원정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이는 칼링컵을 제외한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의 10연승이자 3경기 연속 4골 득점 행진이다.

빈곤한 득점 때문에 고민하던 맨유가 '극적인 변신'에 성공할 수 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퍼거슨 감독의 '깜짝 카드'인 테베즈-루니 투 톱이 적응을 마치고 위력을 뽐내기 시작한 것.

시즌 초반 체력적인 문제로 고전하던 긱스의 감각이 살아난 것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주목할 점은 최근 '4골 대승' 3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낸 '10대 돌풍' 안데르손의 활약이다.

안데르손, 맨유 중원의 지킴이로 '우뚝'

나니가 시즌 초반부터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던 것과는 달리, 안데르손은 한동안 후보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선더랜드와의 리그 경기와 코벤트리와의 칼링컵 경기에서 선발로 투입되긴 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먹튀'라는 비난까지 감수해야 했다. 맨유팬들은 그가 과연 어느 포지션에 적합한 선수인지, 과연 잉글랜드 축구에 적합한 선수인지 의문을 제기하며 퍼거슨 감독의 판단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런 안데르손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스포르팅 리스본, AS 로마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경기 종료 10여 분을 남기고 투입되었던 그가 위건과의 리그 경기에 전반 21분 투입된 것. 비디치가 예기치 못한 부상을 당하며 중앙 미드필더 위치에 긴급 투입된 안데르손은 스콜스와 환상적인 호흡을 보이며 수비와 공격 모두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테베즈에게 전달한 롱패스는 맨유의 선제골로 이어지며 팀의 4-0 대승에 일조했다.

마이클 캐릭, 오웬 하그리브스가 모두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안데르손의 깜짝 활약은 퍼거슨 감독의 걱정을 덜어주었다. 안데르손은 위건전 대활약을 발판 삼아 아스톤 빌라 원정경기 선발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고, 이 경기에서도 그는 안데르손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보이며 팀의 4-1 대승에 기여했다.

호나우딩요? 마케렐레? '새로운 외계인의 강림'

안데르손이 디나모 키에프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었다. 스콜스마저 경미한 부상으로 명단에서 빠지면서, 안데르손은 플레쳐와 함께 중원을 책임지게 되었다. 막 부상에서 복귀한 플레쳐가 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안데르손은 90분 내내 경기장을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그가 출전한 경기에서 맨유는 또 다시 4골을 기록하며 4-2 승리를 거두었다.

'제2의 호나우딩요'라는 별명이 붙은 안데르손이지만, 그의 장점은 다름 아닌 적극적인 수비에 있다. 마이클 캐릭, 오웬 하그리브스 등 미드필더에서 수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모두 부상 중인 상황에서 맨유가 큰 걱정을 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안데르손의 수비력 때문이다. 안데르손은 젊은 선수 특유의 폭넓은 활동력으로 상당히 넓은 지역을 누비며 중원에서 상대팀을 압박한다. 프랑스 대표팀과 첼시의 보물 같은 존재인 마케렐레를 연상시키는 플레이이다.

그러나 안데르손의 장점을 수비력에 한정시키기에는 그의 공격적인 재능 역시 상당하다. 스콜스가 빠진 디나모 키에프전에서 안데르손은 중앙에서의 전방 패스를 도맡았다. 그의 창조적인 패스는 디나모 키에프의 밀집 수비를 무너뜨리며 여러 번의 찬스를 만들어냈고, 후반 23분 그가 테베즈에게 전달한 롱패스가 디나모 키에프의 핸드볼 파울을 이끌어내며 페널티킥을 얻어내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후반 5분에는 중앙으로 쇄도하며 반 박자 빠른 슈팅을 시도했으나 크로스바에 맞으며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퍼거슨 감독의 새로운 고민

안데르손의 맹활약은 주요 선수의 부상으로 시름겨운 퍼거슨 감독에게 큰 기쁨이 되고 있다. 로이  킨이 떠난 이후 중원의 공백이 항상 약점으로 작용했던 것을 생각하면, 안데르손은 맨유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든든한 '보험'인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하그리브스와 캐릭이 복귀한 후 안데르손을 어떻게 기용하느냐이다. 하그리브스는 퍼거슨 감독이 2년에 걸친 노력 끝에 데려온 선수이고, 캐릭 역시 지난 시즌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선수이다. 그렇다고 노련한 스콜스를 마냥 벤치에 앉혀둘 수도 없다.

공격적인 역할로 안데르손을 기용한다고 해도 이러한 고민은 마찬가지다. 루니와 테베즈가 절정의 호흡을 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데르손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는 많지 않다. 더욱이 안데르손은 포르투에서 2년간 뛰면서 단 두 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제2의 호나우딩요'가 되기에는 부족한 골결정력이라 할 수 있다.

확실한 것은 이 '새로운 외계인'은 어떠한 역할을 맡든 자신의 가치를 유감없이 보여줄 것이라는 점이다. 수많은 남미 선수들의 '무덤'이 되었던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달 만에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19살의 브라질 선수 안데르손. 몇 년 전 호나우딩요를 놓쳤던 퍼거슨 감독은 이 '새로운 외계인'의 활용 방안을 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사진=안데르손 (C)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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