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윤승재 기자) 16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10개. 6회 미만으로 던진 경기는 세 경기밖에 없었고, 이마저도 모두 5이닝을 채웠다. 하지만 지독히도 운이 없었다. 박세웅이 전반기에 거둔 승수는 단 6승(5패). 평균자책점 3점대 초반(3.39)에 이닝 소화 수를 감안한다면 아쉬운 성적일 수밖에 없었다.
5월 10일 NC전 승리 이후 60일 째 무승. 비록 전반기 투구 페이스보다 조금 주춤하긴 했지만 퀄리티스타트도 4경기를 기록하는 등 좋은 경기도 있었다. 하지만 승운이 지독히도 따르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박세웅의 마지막 승리 때 3위까지 올랐던 팀은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며 연패에 빠지는 일이 잦았다. 잘 던져도 승리하지 못하는 경기도 자연스레 많아졌다.
답답한 나날의 연속. 박세웅은 답답하던 차에 폼도 바꿔보고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마침 이번 KT와의 3연전을 중계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김선우 해설위원을 만났다. 김 위원은 현역 시절 보스턴 레드삭스와 콜로라도 로키스 등 10년 이상 미국 무대를 누볐던 메이저리거 출신 선배. 경기 전 마주한 김 위원에게 박세웅은 자신의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한 경기를 생각하기 말고, 1아웃씩 생각해.” 대선배가 말한 조언이었다. 그렇게 임한 10일 수원 KT전, 박세웅은 다소 홀가분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뿌렸고, 그 결과 박세웅은 KT의 강타선을 상대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호투했다. 여기에 타선의 초반 득점지원까지 등에 업은 박세웅은 8전9기, 61일 만에 시즌 6승을 달성하며 그간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경기 후 만난 박세웅은 “선발 투수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몫을 하자고 생각하면서 경기에 임했다. 오늘은 어제 김선우 위원과 얘기했던 걸 마운드에서 되새기며 던졌다. 그동안 내가 잘하든 못하든 팀이 이기지 못해 스트레스였는데, 오늘 저도 잘 던지고 팀 승리도 해서 기분이 좋다”라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바뀐 폼도 이날 호투에 긍정적이었다. 박세웅은 “사실은 지금은 팀에 없는, 좋아하는 코치님과 몇 년 동안 얘기했던 건데, 시즌 중에는 바꾸지 말라고 하셨지만 어제 연습하면서 한 번 바꿔봤다. 몸이 급하게 나가지 않기 위해 의식하고 던졌다”라면서도 “오늘 바뀐 폼 덕분에 잘 던졌다고는 확신할 순 없고 폼 수정 여부는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마인드 면에서도 기술적인 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박세웅은 “수훈선수 인터뷰를 한 것도 오랜만이다. 전반기를 좋게 마무리해서 홀가분하다. 후반기 다시 반등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면서 반등을 다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