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0.23 00:47 / 기사수정 2007.10.23 00:47
[엑스포츠뉴스=윤문용 기자] 페드로이아 7회 투런 쐐기 홈런 작렬
보스턴 레드삭스가 한때 1승 3패까지 수세에 몰린 위기를 딛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상대로 막판 3연승을 기록하며 월드시리즈 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2일(한국시간)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7차전. 승부처는 7회 말 보스턴 레드삭스의 공격이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투수는 지난 시리즈 동안 4경기 등판해 6.1이닝을 무실점으로 완벽히 막은 라파엘 베탄코트. 선두타자 자코비 엘스버리가 3루수 케이시 블레이크의 실책으로 출루, 후속타자 훌리오 루고의 번트로 3루에 진루, 1사 3루에 타석에는 1번타자 더스틴 페드로이아가 들어섰다.
스코어는 3:2로 보스턴이 한 점 앞선 숨막히는 상황, 원스트라이크 2구 상황에서 페드로이아는 특유의 온몸으로 휘두르는 듯한 타격을 보여주었다. 베탄코트가 던진 공은 페드로이아의 배트에 정확히 맞았고 이는 그대로 그린몬스터를 넘어갔다. 이 투런 홈런으로 보스턴은 사실상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예상치 못했던 페드로이아의 홈런으로 베탄코트는 무너졌고, 경기는 11:2로 종료되었다.
보스턴의 선발로 나섰던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플레이오프 3경기 진출 만에 5이닝 투구를 하며 첫 승리를 따냄과 동시에 두 경기 동안 넘어서지 못한 4.2이닝의 벽을 넘어섰다. 마쓰자카는 5회 초 투 아웃 상황에서 마지막 타자 아스드루발 카브레라를 84마일짜리 체인지업은 카브레라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동시에 승리를 예고하는 기가 막힌 공이었다. 5이닝 6안타 2실점(2자책)의 투구로 7차전 선발이라는 막중한 부담감을 생각했을 때, 마쓰자카는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마쓰자카에 이어 나온 보스턴 불펜의 철벽 듀오 오카지마 히데키 - 조나단 파펠본은 2이닝씩 4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내며 그 위용을 과시했다. 좌완 오카지마의 84마일대 커브볼과 우완 파펠본의 90마일 후반의 묵직한 패스트볼은 환상의 궁합일 수밖에 없었다.
반면, 클리블랜드는 중심타자 트레비스 해프너의 부진이 뼈아프게 아쉬웠다. 첫 챔피언시리즈의 긴장감 때문인지 7경기 동안 1홈런 2타점 .148 타율, OPS .461로 극도의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해프너. 게다가 클리블랜드의 불안한 내야 수비는 요소요소에서 발목을 잡았다.
7차전에서도 1회 2개의 연속 내야안타를 내준 것, 매니 라미레즈에게 안타도 아쉬움이 남았다. 7회 블레이크의 실책은 경기 자체를 내주는 뼈아픈 실책이 되었다. 시리즈 내내 불펜의 수호신으로 버티고 서있었던 라파엘 베탄코트의 1.2이닝 7실점(6자책)이 7차전 클리블랜드의 모든 것을 이야기 해준다고 할 수 있다.
클리블랜드는 결국 '역전의 명수' 보스턴의 벽 앞에 주저 앉으며 내년을 기약해야 했다.
Again 2004?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3연패 뒤 4연승이라는 역사적인 “리버스 스윕”으로 뉴욕 양키스를 누르며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던 보스턴 레드삭스. 2007년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도 그 모습이 유사하게 재현되었다.
1승3패로 클리블랜드에 끌려가던 보스턴은 특유의 끈질긴 타격이 시리즈 후반 위력을 발휘했다. 정규시즌 양키스에 이어 출루율(.362) 2위를 기록하는 등 타선 전체가 공을 오래보고 끈질긴 승부를 하는 선수들로 채워진 보스턴은 시리즈 내내 그 끈질김을 잃지 않았다.
그러한 끈질김이 5~7차전 클리블랜드 투수들에게 누적된 부담감과 피로를 주었고, 그로 인해 클리블랜드 투수진은 급속도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 것이다. 여기에 조쉬 베켓 - 커트 실링의 눈부신 역투도 힘을 더했다. 초반 선발투수들이 버텨주고 중반에 승부를 가르는 타격이 5~7차전 레드삭스의 승리 패턴이었다.
이 패턴은 월드시리즈에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약한 콜로라도 로키스의 선발 투수진들이 4~5회까지 버텨줄 수 있느냐, 보스턴 투수진이 쿠어스 필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승부의 커다란 관건이 될 것이다.
<사진=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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