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가 수많은 주자가 출루했지만 홈 플레이트를 밟은 건 단 한 명뿐이었다. 승부처 때마다 한방이 터지지 않으면서 팀 홈런 최하위의 현실을 새삼 깨달았다.
두산 베어스는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8차전에서 1-5로 졌다. 지난 29일 3-3 강우콜드 8회 무승부에 이어 1무 1패로 주중 3연전을 마감했다.
두산은 이날 타선이 13안타를 몰아쳤지만 단 1득점에 그쳤다. 4명의 타자가 멀티 히트를 기록했음에도 득점권 상황에서 적시타는 없는 보기 드문 답답한 흐름이 게임 내내 지속됐다.
1회초 선두타자 안권수가 중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양찬열의 병살타로 초반 기세를 잡지 못했다. 2사 후 호세 페르난데스, 김재환의 연속 안타로 만든 1·2루 찬스에서는 양석환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선취 득점 기회를 날렸다.
0-1로 뒤진 2회초 선두타자 박세혁이 3루타를 치고 나간 뒤 강승호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승부의 균형을 다시 맞춘 장면이 두산의 이날 경기 유일한 점수였다.
3회초 2사 1루, 4회초 무사 1루, 5회초 2사 1루, 6회초 1사 2·3루, 7회초 2사 1·2루 등 매 이닝 안타로 주자를 쌓아 놓고도 득점을 얻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특히 1-3으로 끌려가던 6회초 1사 2·3루에서는 강승호가 삼진, 박계범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동점을 만들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날렸다. 이후 8, 9회초 공격 역시 힘 없이 물러나면서 롯데에 승리를 헌납했다.
반면 롯데는 두산보다 적은 7안타에도 5득점을 얻었다. 볼넷 4개, 몸에 맞는 공 하나를 포함해도 두산보다 적은 12번의 출루를 기록했지만 홈런 2방이 승부를 갈랐다.
1-1로 맞선 2회말 1사 후 DJ 피터스의 결승 솔로 홈런, 3회말 1사 1루에서 정훈의 2점 홈런으로 두산을 무너뜨렸다. 여기에 선발투수 이인복의 호투가 더해지면서 롯데는 게임을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결국 장타력이 승부를 가른 셈이다.
두산은 이날 경기까지 시즌 팀 홈런 39개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유일하게 팀 홈런이 40개를 넘지 못한다. 팀 장타율도 0.356으로 9위에 그치는 등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장타를 보는 게 귀해졌다.
4번타자 김재환이 팀 내 최다인 12홈런을 기록 중이지만 기대했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8홈런을 쏘아 올렸던 양석환은 부상 여파로 6홈런에 그치고 있고 홈런 타자가 아닌 호세 페르난데스가 6홈런으로 뒤를 받치고 있을 뿐이다.
장타력 약화를 올 시즌 득점권 타율 2위(0.282)의 응집력과 집중력으로 버텨왔지만 허경민, 김인태의 부상 이탈과 정수빈의 타격 슬럼프 장기화 속에 서서히 한계에 부딪치는 모양새다.
두산은 오는 15일 올림픽 브레이크 전까지 5위 kt, 2위 키움, 3위 LG, 9위 NC를 차례로 만난다. 모두 최근 안정된 마운드를 자랑하는 팀들을 타선의 힘이 떨어진 가운데 상대해야 한다.
5위 kt와 격차가 2.5경기까지 벌어진 가운데 타선의 분발 없이는 전반기 막판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으려는 벤치의 목표는 더욱험난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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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