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박찬욱 감독이 화보를 통해 자신의 영화관에 대한생각을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최근 남성 패션지 '아레나 옴므 플러스'와 함께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데뷔 30년을 맞은 박찬욱 감독은 지난 달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신작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거장의 명성을 입증한 바 있다.
오는 29일 국내 개봉하는 '헤어질 결심'은 형사가 변사자의 아내에게 의혹과 관심을 품게 되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헤어질 결심'에서 단연 흥미를 끄는 것은 탕웨이의 연기다. 이영애의 금자, 김옥빈의 태주, 임수정의 영군, 김민희의 히데코와 김태리의 숙희, 탕웨이의 서래까지 배우 고유의 개성을 매력적으로 살려내는 연출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단순하다. 그만큼 영화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여성 배우와 여성 캐릭터가 덜 탐험됐다는 뜻이다"라고 명쾌하게 답했다.
이어 "나는 남성 캐릭터와 여성 캐릭터를 같은 방식으로 다뤘는데 유난히 여성 캐릭터가 더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는 것은, 그동안 영화 속에서 여성의 감정과 욕망을 직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탐구가 많이 부족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앞서 '해외 영화제의 수상보다도 한국 관객이 어떻게 봐주실지가 궁금하다'고 말했던 박찬욱 감독은 한국어가 서툰 서래(탕웨이 분)의 캐릭터와 해준(박해일)의 캐릭터 사이의 의도된 간극에서 나오는 묘미에 대해 설명했다.
박찬욱 감독은 "한국어를 쓰지 않는 외국인은 '저건 서래가 한국어가 서툴러서 잘 쓰이지 않는 단어를 쓰는 장면이구나'라는 걸 감 잡을 수 있겠지만 정확한 뉘앙스까지는 전달받기 어렵다. 한국어를 쓰는 관객이 이 영화를 가장 정확하게 봐줄 수 있기에 궁금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이후로 오랜만에 선보인 청소년 관람가 작품인 점에 대해는 "사람들의 경계심을 풀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좋다"고 웃으며 "해외 판매가 많이 돼서 극장 수입은 그렇게 높지 않아도 손익분기점은 맞출 수 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한다. 저도 윤제균, 김용화 감독 못지않게 흥행에 관심 있다"라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박찬욱 감독은 "디테일에 모든 게 있다"는 것을 믿는다는 영화관을 내보였다. 박찬욱 감독은 "모든 창조적인 대화, 실질적인 업무에서 사용하는 모든 단어는 데이터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를테면 내가 정서경 작가나 류성희 미술감독과 앉아서 영화에 대해 말할 때 '이 영화의 주제는 뭐지?'라고 하기보단 '이 커피잔은 무슨 색이지?'라고 하는 게 괜찮은 시작이다. 배우들과 이야기할 때도 "이 사람은 굉장히 종교적인 사람이다"라고 대화를 시작할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은 넥타이를 매는 타입이다'라고 하는 식으로 출발해야 한다. 저는 그런 디테일을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헤어질 결심'에 대한 박찬욱 감독의 섬세한 애정과 영화관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인터뷰와 화보는 '아레나 옴므 플러스' 7월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 = 아레나 옴므 플러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