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네 사나이들의 거침없는 질주

콜로라도 로키스가 15일(한국시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선발투수 조시 포그의 6이닝 7안타 1실점(1자책) 호투를 바탕으로 4:1로 승리, 내셔널리그 챔피언 등극에 단 1승만을 남겨 놓았다.

체이스 필드에서 벌어진 애리조나 원정 경기에서 두 경기를 모두 승리, 기세충천하며 홈 구장 쿠어스필드로 돌아온 콜로라도는 홈 첫 경기인 3차전에서도 승리했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이어진 연승행진을 거침없이 이어가고 있는 콜로라도. 12년만의 디비전 시리즈 진출의 기세를 그대로 이어가며 창단 14년 만에 첫 월드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1회 말 맷 할러데이의 솔로 홈런으로 1:0, 기선제압에 성공한 콜로라도는 4회초 애리조나의 3루수 마크 레이놀즈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1:1 동점을 내주었다. 그러나 콜로라도의 기세는 식을 줄 몰랐다.

콜로라도는 6회초까지 6이닝 1실점으로 선방한 포그의 호투를 등에 업고 6회 말 토드 헬튼의 볼넷, 브래드 호프의 우전 안타로 만든 투 아웃 주자 1-2루 상황에서 포수 요빗 토레알바의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으로 3득점, 4:1 역전에 성공했다.  상대 선발로 나선 '고무팔' 리반 에르난데스를 무너뜨리며 사실상의 승부를 결정지은 것.

애리조나의 선발 에르난데스는 두개의 홈런을 포함 5.2이닝동안 8피안타 4실점(4자책)으로 팀 분위기 반전에 실패하며 강판당하고 말았다. 애리조나의 타선은 1개의 홈런을 포함 8안타를 쳤으나 두개의 병살타와 산발적인 공격으로 단 1득점에 그치며 3연패의 늪에 빠졌다.

8회와 9회 콜로라도의 더블스토퍼 브라이언 푸엔테스와 매니 코파스는 각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경기를 깔끔히 마무리 지었다.

콜로라도 창단 첫 월드시리즈 진출 눈 앞 

1993년 창단한 콜로라도 로키스는 1995년 현재의 홈 구장으로 옮기면서 지구 우승을 차지하고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진출했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 홈 관중 순위 상위권에 자리하며 팀의 전성시대를 열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하위권에 머물면서 팬들이 하나 둘 떠나갔다.

'와신상담'의 세월을 보내던 콜로라도. 그러나 올 시즌, 터줏대감 토드 헬튼을 축으로 맷 할러데이, 브래드 호프, 개럿 앳킨스가 MVP급 활약을 펼쳤고 신예 트로이 툴로위츠키 등이 뒤를 받치면서 시즌 막판 상승세의 원동력이 되었다. 콜로라도는 시즌 막판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치루는 혈투 끝에 12년 만에 디비전 진출을 이루어 냈다.

그리고 그 상승세를 바탕으로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전적 3전 3승으로 스윕,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까지 진출했다.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도 같은 서부지구 1위이자 내셔널리그 승률 1위(90승 72패 승률 .552)팀인 애리조나를 3연패로 몰아붙이며 창단 14년만에 첫 월드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창단 첫 월드시리즈 진출이라는 부푼 꿈에 빠진 콜로라도 팬들에게 한 가지 희망이 더 있다. 최근 수 년간 아메리칸리그 팀 상대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내셔널리그 팀이 콜로라도라는 것이다. 2002년 애너하임 에인절스부터 이어진 와일드카드 팀의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콜로라도.

창단 첫 월드시리즈 진출과 함께 월드시리즈 챔피언까지 꿈꾸고 있는 콜로라도. '산 사나이'들의 행진은 폭주기관차와도 같다. 

<사진=ml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