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한화 이글스 새 외국인 투수 예프리 라미레즈는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독수리 군단'의 일원으로서 첫발을 뗐다. 지난 15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후 곧바로 대전으로 이동하는 강행군을 펼쳤지만 피곤한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KBO에서의 첫날을 맞이한 설렘과 기쁨이 가득해 보였다.
라미레즈는 "한국에서 뛰게 돼 너무 기쁘다. 아내도 함께 왔는데 한국 땅을 밟자마자 너무 좋은 나라인 것 같다고 좋아했다"며 "하루 만에 여기서 살고 싶다고 얘기할 정도로 한국이 너무 좋고 서로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는 문화 등 모든 게 좋아 보인다"고 첫인사를 전했다.
한화는 이달 초 부상을 당한 라이언 카펜터와 결별하고 라미레즈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라미레즈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우완 정통파 투수로 188cm, 97kg의 다부진 체격을 갖췄다. 커리어 대부분을 선발투수로 뛰어왔고 평균 140km 후반대의 빠른 직구를 구사해 한화 선발진에 큰 힘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라미레즈는 선수단과 상견례에서 "나에게 궁금한 게 있거나 할 말이 있다면 언제든 편안하게 다가와도 된다"며 팀 적응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화 선수들도 라미레즈와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새롭게 합류한 동료를 반겨줬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과는 2017년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사령탑과 선수로 인연을 맺었던 가운데 이제 한국에서 한화의 성공을 위해 의기투합하게 됐다. 외국인 코칭스태프가 많은 것도 라미레즈의 KBO 적응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라미레즈는 일단 현재 자신의 몸 상태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화와 계약 전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 몸담고 있었던 가운데 이전 소속팀의 배려로 불펜과 라이브 피칭을 모두 소화할 수 있었다.
다만 수베로 감독이 라미레즈의 구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이후 차분하게 KBO 데뷔 준비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만큼 당분간 시차적응과 컨디션 조절에 전념할 예정이다.
라미레즈는 "한화가 현재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팬 여러분들이 끝까지 응원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 또 SNS를 통해 팬들과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싶다"며 "한화와 계약을 할 때부터 나는 팀을 가을 야구에 꼭 보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어서 우리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롯데에서 뛰었던 앤디 번즈에게 KBO가 정말 좋은 리그이고 즐겁게 야구를 하는 곳이라고 들었다"며 "야구장에 항상 음악이 나오고 팀을 끝까지 응원해 주는 팬들의 문화가 잘 정착돼 있으니 이런 부분들을 최대한 즐기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지 몇 시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글스'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도 드러냈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취재 기자 중 한 명이 AD카드(경기장 출입증) 목걸이를 보스턴 레드삭스의 것으로 하고 있자 "혹시 보스턴 팬인가?"라고 물은 뒤 "이글스가 최고다. 이글스 목걸이로 바꿔라"라고 말해 더그아웃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사진=한화 이글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