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부상을 털어낸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가 선발 복귀에 앞서 화려한 쇼케이스를 선보였다. 대타 만루 홈런으로 타격감을 한껏 끌어올리며 '4월 MVP'의 귀환을 알렸다.
한동희는 1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9호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달 15일 한화전 이후 한 달 만에 짜릿한 손맛을 봤다. 팀이 7-3으로 앞선 7회초 1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와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려 스코어를 11-3으로 만들었다. 한화의 추격 의지를 꺾어 놓고 롯데의 승기를 완벽하게 굳히는 멋진 한방이었다.
한동희는 경기 후 "일단 직구만 노리고 있었다. 운 좋게 볼카운트도 나에게 유리했기 때문에 과감하게 쳤던 게 좋은 타구가 나왔다"며 "팀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부상으로 빠지면서 미안했다. 빨리 복귀해서 보탬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동희의 4월은 거침없었다. 타율 0.427 7홈런 22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프로 데뷔 첫 월간 MVP의 영광을 안았다. 유망주 껍질을 깨부수고 롯데팬들이 간절히 바랐던 '포스트 이대호'의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뜻밖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2년간 언제나 건강했던 한동희였지만 지난달 중순 내복사근 부상으로 한 차례 엔트리에서 말소되며 무섭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여기에 이달 초에는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치면서 몸 상태가 3루 수비를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좋지 않았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일단 한동희를 대타로만 기용하면서 부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동희는 이 때문에 최근 2주 동안 경기 중 뛰는 시간보다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주전으로 자리 잡은 2020 시즌 이후 늘 그라운드를 부지런히 누볐던 한동희였기에 어색하고 또 답답했던 시간들이었다.
한동희는 "너무 답답했다. 정말 많이 뛰고 싶은데 앉아만 있는 게 힘들었다. 빨리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다시 선발 3루수로 복귀하면 무조건 잘하고 싶은 마음뿐이다"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다만 최근 대타 출전을 통해 머리를 비우고 타석에서 단순하게 접근하는 방식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 타격폼의 미세한 변화도 파악해 한창 좋았던 4월의 자세로 다시 돌아갔다.
햄스트링 부상도 크게 호전됐다. 15일 경기에 앞서 수비 훈련을 모두 소화했고 서튼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타구 판단, 스타트, 송구까지 완벽했다는 게 서튼 감독의 설명이다. 한동희가 16일 한화전부터 3루수로 돌아올 것이라고 시사했다.
한동희는 "부상 전에는 생각이 많았는데 이제 많이 좋아졌다. 생각을 조금 더 심플하게 바꿔줬다"며 "코치님께서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치라고 해주셨고 전력분석 파트에서 4월에는 내가 상체를 조금 더 피고 쳤던 걸 알게 돼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시즌이 길게 남았다. 일단 팀이 무조건 가을야구를 가는데 초점을 두고 계속해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며 "(안) 치홍이 형, 전준우 선배님, 이대호 선배님 등 워낙 잘하는 분들이 계시니까 내가 더 잘하면 분명 팀이 도약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