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천천히, 그리고 차분히 자기 생각을 이야기한다. 작품과 캐릭터를 심도 있게 분석하고 이해하고 제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에서 듬직하고 사랑스럽지만, 엄마 다이애나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아들 게이브로 열연 중인 양희준은 “‘넥스트 투 노멀’을 만족스럽게 하고 있다. 작품 자체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저희 모두가 10대가 아닌 이상은 평범하기가 제일 어렵잖아요. 평범 어딘가를 찾고 싶어 하는 분들이 꼭 보러 오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일이든 실패를 생각한다기보다는 끊임없이 앞으로 전진하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받으면 좋지 않을까 해요.”
'굿맨 패밀리' 다이애나, 댄, 게이브, 나탈리의 아픔과 화해, 그리고 사랑을 이야기하는 ‘넥스트 투 노멀’은 갑작스럽게 가족의 갈등이 풀리고 행복해지는 그런 뻔한 결말을 택하지 않는다. 그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현실을 직시하며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칠흑 같은 어둠이 지나고 한 줄기 빛을 맞게 된 가족의 모습은 뻔한 해피엔딩이 아니어서, 또 유난스럽지 않아 더 여운을 남긴다.
“이 작품이 주는 메시지 자체가 ’결말이 어떻게 됐습니다, 닫혔다, 열렸다‘를 알려주기보다는 ’우리는 계속 시도하고 있습니다,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잘 될 거다‘ 보다는 앞으로도 노력하고 시도할 거라고요.”
실제로는 어떤 아들인지 물으니 “애교가 있는 아들은 아니다. 집에서는 말을 많이 안 하고 방에서 게임만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굿맨 가족은 평범하지는 않아도 그 언저리에 있는 새로운 희망을 위해 노래한다. 양희준은 스스로를 평범하다고 생각할까? "평범한 걸 좋아해요. 평범한 것 같아요. 음지를 좋아해요. 남들에게 안 비치고 숨어있는 걸 좋아하거든요. 일상은 평범해요. 무대에서는 제가 아닌 것 같아요.” (웃음)
2017년 연극 '리스크'로 데뷔한 양희준은 뮤지컬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에서 신인답지 않은 연기와 가창력을 자랑하며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이후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영화 ’마이썬‘에 출연했고 현재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무대에 오른다. 9월 개막하는 뮤지컬 '어차피 혼자'에도 캐스팅됐다.
신인상 수상 때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빨리 적응하고 변화하는 게 사람인데 늘 그 변하는 과정 안에서 겸손, 감사함을 잊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당연시되는 걸 경계하려고 한다”고 다짐한 바 있다.
“평생 가져가야 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주변에 저를 위해 애써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감사함을 잊을 수 없죠. 제가 뮤지컬 일인자인 (홍)광호 형처럼 활동하는 것도 아니고 천천히 묵묵하게 하는 느낌이어서 아직 잃을 초심이 없어요.” (웃음)
당시 배우 박강현에 대한 팬심을 내비치며 “언젠가는 용기 내 박강현 형 번호를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2년이 흐른 지금은 확실히 친해졌다며 미소 지었다.
”강현이 형과 동네도 가깝고 같이 게임을 하면서 친해졌어요. 형이 밥도 사주시고요. 제가 여기저기 형을 좋아한다고 말해서 익히 알고 있으셨어요. 형이 많이 도와주세요. ‘넥스트 투 노멀’을 한다고 하니 형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고 이런 식으로 소리를 연구해보는 게 어떠냐고 조언도 해줘 많이 도움 됐어요. 오디션을 보러 갈 때도 많이 응원해주고 좋은 말을 많이 해주세요.”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가는 그는 뮤지컬에 한정하지 않고 연극, 드라마, 영화 등 여러 분야에 도전하고 싶단다.
“직업이 배우이니 매체와 무대를 크게 나누진 않아요. 일단은 무대를 좋아해 연극을 하고 싶어요. 뮤지컬도 계속하고 싶지만 노래에 기대지 않고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조씨고아’ 같은 작품도 해보고 싶고요. 연기에 혼을 넣는 진득한 작품, 역할을 하길 바라요.”
양희준은 목표를 정하기보다 현재에 충실하며 경험과 내공을 쌓아가고 싶단다. 스스로 욕심이 없다고 말하는 그는 “길을 정해두고 간다기보다는 그때그때 차곡차곡 쌓아나가려고 한다”며 지향점을 밝혔다.
“제가 멀리, 넓게 보는 편은 아니에요. 당장의 것들에 집중해야 하고 최선을 다하면 되지 않을까 해요. 그러면 홍광호, 박강현 배우님처럼 좋은 배우가 되지 않을까 해요. 광호 형은 일인자인데도 매 공연 부담도, 스트레스도 많고 많은 책임감을 지니고 임하더라고요. 광호 형처럼 되고 싶어요. 일인자 위치에 있어도 그런 고민을 하시는구나 싶었고 저도 많이 배우려고 해요. 형처럼 매 공연이 마지막인 것처럼 하려고 노력할 거예요.”
사진=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