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1 01:29
스포츠

ALCS 프리뷰 - 투타의 균형이 조화를 이룬 두 팀의 대결.

기사입력 2007.10.13 02:22 / 기사수정 2007.10.13 02:22

조영준 기자

        


(사진 - 보스턴의 두 거포, 데이비드 오티스와 매니 라미레스)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00년대 이후의 월드시리즈에서는 아메리칸 리그 팀들의 우세가 돋보였다. 2000년 챔피언인 뉴욕 양키스를 필두로, 2002년 LA 엔젤스,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 2005년 시카고 화이트 삭스등 4번의 우승을 아메리칸 리그 팀들이 가져갔고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 그리고 작년인 2006년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내셔널리그 팀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양대 리그의 챔피언쉽 시리즈도 상대적으로 ALCS가 더욱 주목을 끌었다. MLB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빅 마켓을 형성한 팀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있기도 해서지만 늘 상대적으로 강한 전력을 보인 팀들의 매치가 아메리칸 리그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중소도시를 기반으로 모두 90년대에 창단한 짧은 역사를 가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내셔널리그는 당초 많은 야구팬들이 기대한 시카고 컵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매치 업에 비해 많은 관심을 끌긴 힘들다. 또한 미국 전역에 걸쳐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전국구 구단인 뉴욕 양키스가 디비젼시리즈에서 탈락한 것도 아메리칸 리그의 입장에서 본다면 맥이 빠진 느낌이 든다.

  하지만 리그 최고의 타력화포를 갖춘 양키스는 에이스 왕첸밍의 부진과 불펜들의 몰락으로 투타에서 고른 균형을 가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월드시리즈 우승팀에게 중요한 필요조건은 바로 투타의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공수주에 걸쳐 최고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보스턴 레드삭스

  포스트시즌이 시작되기 전 많은 전문가들은 뉴욕 양키스와 함께 보스턴 레드삭스를 가장 유력한 2007 월드시리즈 챔피언으로 예상했다. 현재 보스턴이 가지고 있는 전력은 우승해인 2004년 이후 최고라고 평할 수 있다.

  번번이 양키스에게 밀려 동부지구 2위에 머문 채,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거나 포스트시즌 티켓을 1위인 양키스에게 헌납할 수밖에 없었던 보스턴은 12년 만에 양키스를 제치고 동부지구 우승을 일궈냈다. 그리고 객관적인 전력을 따져 봐도 분명히 양키스보다 앞서있는 상태였다.

  우선적으로 보스턴이 최강의 전력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투수진이 대폭 강화되었다는 것이다. 현재 포스트시즌에서 백전노장 커트 실링이 최고의 투구를 보여줌에 따라서 에이스인 조쉬 베켓과 함께 최고의 원투펀치를 형성하게 됐다. 그리고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입단한 일본의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 역시 선발진에 버티고 있다.

  부상을 딛고 훌륭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는 조쉬 베켓은 커트 실링만큼이나 포스트시즌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2003년 월드시리즈에서 거함 뉴욕 양키스를 침몰시키며 누구도 예상치 못한 플로리다 말린스의 두 번째 우승을 일궈내는데 가장 큰 공로를 세운 투수가 바로 조쉬 베켓이었다. 그는 월드시리즈에서 마지막 6차전에서 완봉승을 기록하며 MVP를 수상한 전력이 있다.

  또한 오카지마 히데키란 중간요원에 조너선 파펠본이란 마무리를 가진 뒷문 역시 탄탄하다. 과거 LA 다저스 시절에 최고의 마무리로 활약한 에릭 가니에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불펜진의 유일한 구멍이지만 그를 제외하더라도 보스턴의 후반부를 지켜낼 구원투수들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그리고 보스턴의 상징은 투수의 원투펀치가 아니다. 바로 3, 4번을 치고 있는 도미니칸 듀오가 더욱 유명하다.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장타력을 보였지만 팀의 기둥인 데이비드 오티스의 활약은 팀 MVP에 가까웠다. 그리고 부상으로 이번 시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매니 라미레스 역시 디비전시리즈에서 무시무시한 타점머신으로 환생해 돌아왔다.

  많은 팀의 중심타자들이 포스트시즌의 중요한 경기에서 자기 몫을 못하고 팬들의 원성을 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오티스와 라미레스는 그야말로 보스턴 타선의 핵이자 클린치 히터들이고, Mr. October들이다. 팽팽한 투수 전으로 치닫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도 잘 던지던 LA 엔젤스의 선발투수 제러드 위버를 한순간에 침몰시킨 것이 바로 오티스와 라미레스의 백투백 홈런이었다.

  과연 이번 ALCS에서도 이들이 결정타를 때려낼 것인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분명한 것은 디비전에서 보인 이들의 타격감각과 집중력은 최상의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객관적인 투타의 모든 면을 확인해 볼 때, 보스턴은 2007년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오를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이다. 하지만 모든 상식을 깨고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야구이지 아닌가.

  정규리그 최강의 원투펀치와 놀라운 득점권 타율을 지닌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사진 -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에이스 C.C 사바시아)
  
  여기에 도전하는 클리블랜드의 전력도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개개인 선수들의 이름을 보면 보스턴에 비해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투타의 균형을 보면 전혀 보스턴에게 꿀릴 것이 없는 팀이 바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거함 양키스를 침몰시킨 팀은 모두 끈끈한 조직력으로 뭉쳐있는 팀들이었다. 작년, 짐 릴렌드란 명장의 조련으로 만년 최하위 팀이란 오명을 쓴 종이호랑이가 진정한 맹수의 포효를 부르짖으며 강팀으로 변모했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공수주에서 보인 안정감과 득점권 상황에서 득점을 올리는 실리 있는 야구를 펼쳐 양키스를 물리칠 수 있었다.

  작년에 그러한 모습을 디트로이트가 보여줬다면 올해 그 상황을 재현한 팀이 바로 클리블랜드이다. 현재 클리블랜드가 얼마나 조직력이 강하다는 것을 확인하려면 디비전시리즈에서 보인 득점권 타율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1번부터 하위타선까지 어느 한 선수에 치우치지 않게 고른 활약을 보여준 클리블랜드 타선은 루상에 주자가 있을 상황에서 27타수 12(4.44)안타를 기록했다. 또한 이것이 2사후의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은 더욱 놀랄만한 일이다.

  불리한 아웃카운트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타선의 집중력, 그리고 한 치도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은 조직력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불혹의 나이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친정팀으로 복귀해 중요한 고비마다 알토란같은 타점을 올려주고 있는 7번 타자 케니 로프턴은 포스트시즌에 오른 클리블랜드 선수들에게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 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의 백미 중 하나는 중심타자가 아닌 예상치 못한 타자가 결정적인 상황에서 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하는 부분이다. 현재 클리블랜드에는 케니 로프턴이 한참 물올라 있는 상황이다. 그가 ALCS에서도 이러한 역할을 해낸다면 클리블랜드의 타선은 전체적으로 고른 균형을 보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클리블랜드의 선발진은 젊은 원투펀치 C.C 사바시아와 파우스트 카르모나가 버티고 있다. 또한 젊고 강인한 체력을 지닌 이들을 7차전동안 3일 로테이션 간격으로 돌릴 수 있다는 점도 클리블랜드의 장점이다. 이에 비해 가장 우려했던 3,4선발 부분을 어떻게 대처해 나가냐는 것이 클리블랜드에게는 가장 큰 고민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양키스와의 4차전에서 사바시아가 나올 것이란 예상을 깨고 원래부터 예정돼 있던 4선발인 노장 폴 버드는 호투를 기록하며 클리블랜드를 ALCS에 안착시켰다. 만약 버드가 ALCS에서 1승 정도만 거두어 줄 수 있다면 팀으로선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은 셈일 것이다.

  클리블랜드의 불펜진도 상당히 강한 편이다. 하지만 강력한 두 명의 라파엘(페레스와 베탄코트)이 중간계투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최종 마무리인 조 보로스키의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인디언스의 고민이다.

  보로스키가 비록 45세이브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세이브 부분 1위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5점대를 기록한 방어율과 다른 팀들의 마무리에 비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클리블랜드가 월드시리즈로 가는데 있어서 보로스키의 역할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선발과 불펜진의 활약과 득점 권에서 보이는 집중력이 타율이 월드시리즈 진출 팀을 가려낼 것.

  보스턴 레드삭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분명히 전체리그 팀들 중에서도 최고의 투타를 갖춘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단기전에서 승패가 가려지는 부분은 바로 팀플레이 자체에 있다. 선발진과 불펜 진들의 선방이 우선이겠고 그 다음이 득점권 상황에서 어느 팀이 더욱 집중력이 발휘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결론은 팀플레이와 조직력이다. 선발진과 불펜들의 조화, 그리고 1번부터 9번까지 타선에서 고른 활약을 보이는 팀이 월드시리즈로 올라갈 것이다. 또한 이것은 상대편인 내셔널리그도 마찬가지이다.



조영준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