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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CS 프리뷰 - 서부 젊은 팀들의 역습.

기사입력 2007.10.12 07:27 / 기사수정 2007.10.12 07:27

조영준 기자

            


(사진 - 콜로라도 로키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토드 헬튼)

  
  서부 팀들의 역습, 불펜과 연타 능력이 승부의 관건.

  한국 날짜로 12일부터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 위치한 체이스 필드에서 2007 NLCS(National League Champion Ship)이 열린다. 그리고 내셔널리그 챔피언 자리를 놓고 자웅을 가리는 두 팀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콜로라도 로키스는 당초의 예상을 뒤집고 올라온 점에서 더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두 팀은 2006 시즌에서 76승 86패를 기록해 NL 서부지구에서 공동 최하위에 머물렀었다. MLB 포스트시즌의 흥미요소중 하나는 미국전역에 걸쳐 많은 팬들을 거느린 전통의 강호들이 올라오는 것도 관심을 집중시키지만 약체로 꼽히던 팀들이 신데렐라 스토리를 재현시키며 돌풍을 일으키는 것 또한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2007 시즌에 개막되기도 전부터 NL 서부 팀들 중 약체로 손꼽혀오던 애리조나는 예상을 뒤집고 NL 최고 승률 팀으로 등극했다. 또한, 늘 NL 서부지구에서 하위권을 맴돌았던 콜로라도는 시즌 막판 무서운 연승행진을 펼쳐나가며 동부지구의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함께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였다.

  그리고 프랜차이즈의 극성맞은 팬들로 유명한 시카고 컵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게 누구도 예상치 못한 3연승을 나란히 기록하며 수많은 팬들이 원한 시카고와 필라델피아의 NLCS의 대결을 보기 좋게 반전시켰다. 창단 역사가 길지 않고 중소도시를 마켓으로 한 애리조나와 콜로라도의 대결은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부족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순수하게 경기적인 측면으로 예측해 본다면 상당히 흥미로운 매치가 아닐 수 없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패기의 두 팀의 공통점 - 뛰어난 연타능력

  스포츠 이론 중에서도 야구는 상당히 복잡한 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피칭과 배팅, 그리고 주루와 수비 등으로 나누어 전문적인 코치가 존재하고 이 모든 부분을 조화시키고 선수관리를 하는 것이 바로 감독의 몫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기기 위한 시합을 하기 위해선 어떤 경기를 펼치느냐란 대답은 단순명료한 대답을 내놓기도 한다. 6~7회까지 최대한 적은 스코어를 내주며 경기를 이끌어 갈수 있는 선발진의 여부, 그리고 현대 야구에서는 무엇보다 불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나 장기레이스가 아닌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는 팀이 올린 스코어를 지켜내며 경기 후반부를 책임질 수 있는 중간계투와 마무리가 상당히 중요하다.

  또한 안타를 몇 개나 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주자가 진루한 스코어 상황에서 얼마나 연타를 때려낼 능력이 있는가가 승패를 결정짓는다. 그리고 이러한 덕목을 적절하게 갖춘 팀이 언제나 포스트 시즌에서 승승장구했고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

  이번 디비전시리즈에서 보여준 승패의 명함은 극명하게 나타났다. 경기를 이길 수 있는 팀과 그렇지 못한 팀들의 예가 너무도 명확하게 드러났던 것이다. 극성스러운 언론과 팬들의 성화를 받던 시카고 컵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발진도 문제가 있었지만 연타능력이 너무도 부족했다. 9회까지 진행되는 야구경기의 흐름을 보면 우리네의 인생과 비슷한 면들이 많이 보인다. 9번에 걸친 공격기회중 몇 번은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상황은 찾아온다. 문제는 그 기회를 살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여부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타선이 무섭다고 평하는데 그것은 단순히 양키스와 같은 장타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아서가 아니다. 물론 올 NL MVP 수상이 유력한 맷 할리데이와 콜로라도의 프랜차이즈 스타 토드 헬튼과 같은 장타자는 존재한다. 하지만 주자가 진루했을 때 발휘되는 놀라운 집중력과 팀 배팅이 바로 콜로라도가 보여주는 최고의 장점이다.

  팀 배팅의 집중력은 다른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우선적으로 좋은 공과 나쁜 공을 가려내는 신중함이 필요하고 스윙자체가 무리하게 크게 휘둘러서도 안 된다. 우선적으로 상대투수를 압박하는 선구안과 커트능력이 필요하고 좋은 공을 유인해 적절하게 쳐낼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러한 집중력이 팀의 타자들 전원에 걸쳐 고루 나타나야 한다는 점이다.

  콜로라도도 그렇지만 정규리그에서 팀 평균 타율이 최하위(2.50)에 그친 애리조나가 시카고를 이길 수 있었던 원인은 탄탄한 투수진을 받쳐준 연타능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상대적으로 비교해도 절대 약세가 예상됐던 시카고와 애리조나의 타선은 연타능력에서 명함이 엇갈렸고 결국 애리조나가 NLCS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 NLCS의 승부는 양 팀의 투수진과 수비에서 승부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

  애리조나는 작년 사이영상 수상자이자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제이크 피비와 더불어 올해 사이영상 수상자로 가장 유력한 브렌든 웹(18승 10패 3.01)을 보유하고 있다. 불같은 강속구를 기반으로 가진 투수들이 낙하하는 변화구를 정착해서 위력을 배가시키는 것처럼 웹 역시 기가 막히게 떨어지는 싱커를 보유한 현역 최고 투수 중 한명이다.

  그 뒤를 받쳐주는 덕 데이비스와 포스트시즌의 사나이로 불리는 리반 에르난데스도 있지만 애리조나가 가지는 최고의 강점은 바로 철옹성 같은 불펜에 있다.

  애리조나가 시카고 컵스를 쉽게 농락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견인차는 바로 8이닝동안 단 한점도 내주지 않은 불펜의 능력에 있었다. 이처럼 구원투수진이 든든히 받쳐주면 변수가 자주 일어나는 포스트시즌의 특성상, 가장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과연 콜로라도가 보여준 뛰어난 연타능력이 애리조나의 불펜들을 공략할 수 있을지도 이번 NLCS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이다. 만약 콜로라도의 타자들이 시카고 컵스처럼 애리조나의 불펜 진들에게 농락당한다면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선발투수를 조기 강판시키는 방법밖에는 없을 것이다.


  또한, 젊은 팀들의 약점으로 항상 경험을 꼽는 경우가 많다. 이 사항은 때론 진부하게 들릴 때도 있지만 결코 틀린 얘기가 아니다. 특히 사소한 실책 하나로 승부가 결정되는 야구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렇다.

  결정적인 스코어나 대량의 득점이 날수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실책이 게임의 향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현재 두 팀의 수비력을 놓고 보면 객관적인 수치에서 콜로라도가 앞서고 있다.  

  콜로라도가 단순히 팀타선의 폭발력만으로 NLCS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다. 바로 이를 뒷받침 해주는 탄탄한 수비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었다. 마쓰이 가즈오와 트로이 툴로우즈키가 주축을 이룬 내야 수비진은 콜로라도가 우세하다. 하지만 외야 수비를 살펴보면 애리조나 역시 만만치 않다. 에릭 번스와 저스틴 업튼, 그리고 크리스 영은 모두 수비영역도 넓으며 송구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화려한 라인업은 아니지만 야구가 요하는 이상적인 선수구성을 갖춘 두 팀의 대결은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최종적인 신데렐라 탄생의 주인공이 누군지도 결정될 것이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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