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윤승재 기자) 비록 위닝시리즈엔 실패했지만 소득은 있었다. 8경기 연속 이어지던 2득점 이하 불명예 기록을 깼고, 무엇보다 그 기록을 깬 주인공이 2군에서 갓 올라와 데뷔전을 치른 선수라는 것이 더 반가웠다.
SSG 랜더스 내야수 전의산은 최근 뜻깊은 이틀을 보냈다. 지난 8일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군에 오른 전의산은 데뷔 두 번째 타석에서 호쾌한 2루타로 첫 안타를 신고한 뒤, 9일 두 번째 경기에선 팀의 역전을 이끄는 2타점 역전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주목을 받았다. 비록 팀은 무승부와 패배로 주춤했지만, 전의산의 가능성만큼은 번뜩였던 이틀이었다.
연이틀 안타를 때려냈는데 모두 장타였다. 2군 홈런왕다운 퍼포먼스였다. 전의산은 올 시즌 2군 31경기서 타율 0.255, 6홈런, 19타점, 장타율 0.482를 기록했다. 6홈런은 현재 퓨처스리그 1위의 기록이기도 하다. 장타율도 북부리그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렇게 가능성을 인정받고 콜업된 전의산은 1군에서도 타격감을 그대로 이어가 자신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이를 지켜보는 사령탑도 흐뭇할 따름이다. 9일 경기 전 만난 김원형 SSG 감독은 전의산의 데뷔 첫 경기 활약에 대해 “가능성을 봤다. 2루타 때 타이밍도 잘 맞았고 첫 타석 삼진에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자기 스윙을 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감독의 인정을 받은 전의산은 이튿날 경기에서 2번 타자에 전진 배치, 8회 2타점을 신고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비록 두 경기뿐이지만, 전의산이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다는 점은고무적이다. SSG는 8일 시즌 타율 0.231, 최근 10경기 타율 0.100로 부진 중인 크론을 말소하고 전의산을 콜업했다. 하지만 최근 이틀 경기에서 크론의 공백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전의산이 1루 수비와 장타,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줬기 때문이다.
크론은 휴식과 함께 떨어진 자신감을 찾기 위해 말소됐지만, 김원형 감독은 그의 복귀 시점을 열흘로 못박아두지 않았다. 오히려 김 감독은 “(전)의산이가 열흘 동안 잘 해준다면 (크론의 복귀는)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아직 이틀 동안은 전의산이 그 역할을 훌륭히 해주면서 크론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2000년생 전의산은 아직 프로 3년차다. 그에게 주어질 기회는 이번 열흘 만에 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틀 동안 보여줬던 그의 가능성과 삼진을 당하고도 씩씩하게 웃는 담대함에 이후에도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거포 유망주의 성장에 SSG는 흐뭇할 따름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