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대전의 아들' 황인범은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보였다. 현재 소속팀인 FC서울의 팬들까지 챙기는 세심함을 보였다.
황인범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10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파라과이 축구 대표팀과 친선 경기를 갖는다.
대전에서 나고 자란 황인범은 지난 6일 칠레와의 평가전에 선발 출장해 풀타임 활약했다. 그에게는 아주 남다른 의미를 지닌 경기였다. 고향 대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 첫 A매치였다.
황인범은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브라질전에 대패를 했는데 칠레전을 준비할 때 스탭진, 형들이 얘기했던 게 이런 패배를 겪지 않는 팀은 없지만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우리가 할 것이다. 그것이 강팀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어쨌든 칠레가 한 명이 부족했지만 2-0의라는 좋은 결과를 가져와 긍정적이다. 남은 두 경기도 칠레전에 부족했던 점들도 보완하는 장면이 나오면 좋겠고 팬들을 위해 남은 경기 전승으로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지난 2018년 11월 대전시티즌(대전하나시티즌 전신) 소속으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른 뒤 4년 만에 대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 황인범은 "제가 대전에서 너무 오랜만에 경기를 뛰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고 결과까지 가져와서 행복했다."라면서도 "대전에서 있었던 경기를 '너무 행복했다'라고 표현한다면 FC서울 팬들이 속상해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가 팬들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황인범은 2019년 대전을 떠나 미국 MLS(메이저리그사커)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하면서 꼭 대전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밴쿠버를 거쳐 루빈 카잔(러시아)에서 활약을 이어갔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면서 FIFA(국제축구연맹)은 특별 규정을 적용해 러시아 리그 내 외국인 선수들의 일시적인 계약 중단을 허용했고 황인범은 이 규정을 활용해 국내로 돌아오면서 FC서울에 입단했다. 그는 서울 이적 전, 대전 팬들과 만나 상황을 설명하며 양해를 구하고 죄송함을 전달했다.
황인범은 서울 입단 당시 "아시다시피 저와 대전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래서 제가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결심했을 때 많은 고민들을 했지만 1부로 돌아오는게 맞다는 에이전트, 가족들, 지인들과의 대화 끝에 결정을 내렸다. 저만의 이득으로 선택할 상황이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전팬들과의 오해를 만들기 싫었다. 어떤 팀을 선택할 때 그 당시 K리그1 어느 팀으로 갈지 결정하지 않았었다. 어느 팀으로 가든 이적을 보도자료를 통해 절르 사랑했던 팬들에게 보여드린다면 상처가 되고 오해가 될 것 같았다. 그런 판단에 먼저 만남을 가졌다."고 전했다.
서울맨이 된 황인범은 곧바로 서울에 대한 충성심을 숨기지 않았다. 입단 당시 그는 슈퍼매치에 대해서 "수원이라는 팀과의 경기는 FC서울 구단의 자존심과 팬들의 열정을 불지피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경기다."라며 오는 6월 A매치 이후 있을 수원과의 슈퍼매치에 필승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서울 입단 후 출전하기 시작한 황인범은 경기 후 서울 팬들과 많은 교감을 이어가며 입단과 동시에 빠르게 서울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됐다.
황인범은 "상암에서의 경기(브라질전)도 준비를 잘 하고 이기려고 했지만, 상대가 워낙 강해 우리가 준비한 걸 다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웠다. 상암이나 대전에서 모두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라며 "이 두 경기를 통해 제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결정할 수 있게 해줬다. 남은 두 경기 역시 수원과 상암에서 열리는데 와주시는 팬들을 위해서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황인범,FC서울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