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윤승재 기자) 2군 경기를 위해 경산으로 이동하던 중, 갑자기 1군에서 연락이 왔다. 선발로 예정돼 있던 웨스 파슨스가 경기 당일 부상을 입으며 비상이 걸렸고, 급하게 2군에서 선발 자원을 콜업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 것. 그렇게 경산에 있던 2군 선수단에 비상 연락이 닿았고, 연락을 받은 이용준(20)은 급하게 창원행 콜밴에 올라 한 시간이 넘는 거리를 내달렸다. 택시비만 13만원이 넘게 나왔다.
급하게 몸을 풀고 마운드에 올랐다. 외국인 투수의 대체 선발, 그리고 급하게 올라온 선발 마운드기에 그를 향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두 번째 투수는 언제, 누가 올라올까에 대한 예측이 앞섰다. 하지만 이용준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4이닝 4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2실점. 비록 5이닝은 채우지 못했지만 4이닝이라는 비교적 긴 이닝을 버텼고, 최고 149km/h의 빠른 공을 앞세워 초반 난조 위기도 잘 넘기면서 최소 실점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1회 선두타자 추신수를 삼진으로 잡아낸 이용준은 이후 세 타자를 볼넷 2개와 2루타 장타로 내보내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희생플라이 하나만 내주며 최소 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 이용준은 2회를 삼자범퇴로 넘기고 3회엔 안타와 도루, 폭투로 만들어진 2사 1,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4회 안타 2개로 추가 실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긴 이동거리에 급하게 몸을 풀고 올라갔음에도 선방했다.
이용준의 선방에 힘입어 잘 버티던 NC는 5회와 8회 1점씩을 추가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타선이 터지지 않아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선발이 급하게 바뀌는 돌발 상황서 맞이한 경기인 것을 감안한다면 패배를 피한 것만으로 나쁘지 않은 결과를 맞았다. 또 이용준이라는 가능성 있는 영건을 재발견한 값진 소득도 얻었다. 13만원의 택시비가 아깝지 않을 정도의 기대 이상의 결과를 받아든 NC였다.
경기 후 이용준은 “갑자기 올라오게 돼 정신이 없었고 힘들었다. 선발 준비를 하지 않다가 갑자기 던지게 된 상황이었는데, 정신없이 1군에 합류하다보니 긴장은 되지 않았다. 평상시 마음가짐을 똑같이 하고자 했다”라면서 “한 타자 한 타자 잘 상대하자는 마음으로 집중해서 경기에 나섰다”라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그는 “앞으로 보직 상관없이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서 팬들께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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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